詩와 글
함민복 - 마흔 번째 봄, 봄꽃, 산
opal*
2015. 3. 14. 22:00
마흔 번째 봄
함민복
꽃 피기 전 봄산처럼
꽃 핀 봄산처럼
꽃 지는 봄산처럼
꽃 진 봄산처럼
나도 누구 가슴
한 번 울렁여 보았으면
봄꽃
함민복
꽃에게로
다가가면
부드러움에
찔려
삐거나 부은 마음
금세
환해지고
선해지니
봄엔
아무 꽃침이라도
맞고 볼일
산
함민복
당신 품에 안겼다가 떠나갑니다
진달래꽃 술렁술렁 배웅합니다
앞서 흐르는 물소리로 길을 열며
사람들은 마을로 돌아갑니다
살아가면서
늙어가면서
삶에 지치면 먼발치로 당신을 바라다보고
그래도 살다가 영, 당신을 볼 수 없게 되는 날
당신 품에 안겨 당신이 될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