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씨 느낌
햇살 따뜻한 한 낮 하늘 한 번 쳐다보며 숲길 오른다
밤나무 참나무 산벚나무 화살나무
각기 다른 나무들이 숲 속을 채우 듯
긴 오르막 오르니 마주치는 이들도 많다.
나무들이 제 각각 서로 다르듯
사람들도 제 각각 모습이 다양
손 잡은 남녀 커플, 개 데리고 온 사람
애들과 온 가족, 단체로 트레킹 온 중년들,
따뜻해진 날씨 탓일까 주말이라 그런가
평소보다 사람들이 꽤 많이 보인다.
나무와 교감하며 사색 즐기는
홀로족은 오로지 한 사람 뿐
음지에 있는 길엔 아직 녹지 않은 눈이 남아있고
수령을 나타내며 멋진 수형 자랑하는 나무가 있는가 하면
멀리 보이는 나무사이 억새는 아직도 제 철인양
역광을 즐기며 나무 틈 사이에서 큰 키를 자랑한다
오랫만에 찾아와 전망 감상하려니 옅은 미세먼지로 조망이 별로다.
날씨 좋을 때 잘 보이던 제일 높은 123층은 오늘은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그래도 마음 속엔 멋지게 각인된 각각의 장소가 있어
이제 날 풀리고 해 길어지면 여기도 가고 저기도 가야지 생각하니
갑자기 가야 할 곳이 왜 이리 많아지는거야?
그럼 뭐해 코로나로 습관화 돼버린 게으름으로
집에 가면 언제 그랬냐 싶게 싹 다 잊고 지내게 될텐데
요즘은 적설량도 적고 비도 안오니
발자국 내딛을적 마다 먼지가 폴싹
넓은 암반인데도 가믐이 나타난다
좁고 긴 데크길에 마주치는게 싫어
소나무 많고 호젓한 오솔길로 들어섰다
날씨는 아직 차고 찬바람 불어도
어느새 땀 배인 상태라 그늘 길이 낫다
정상으로 불어오던 칼바람이 어느새 봄바람으로 바뀌어 이젠 마실 물도 있어야겠다.
옷 속으로 파고드는 찬 바람이 땀 배인 몸엔 시원하게 느껴지니 이젠 완전 봄날씨 같다.
배배 틀며 자란 한 그루 소나무는
심사가 얼마나 불편 했기에
이토록 다 크도록 곧을 줄 모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