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임진년('22) 정월 열 나흘
opal*
2022. 2. 14. 13:39
오곡밥과 아홉가지 나물 해먹고
밥도 나뭇짐도 매도 아홉 번
저녁이면 빈 깡통에 구멍 숭숭 뚫어
불씨와 땔감 넣고 벌판으로 달려 나가
힘차게 돌리는 바람에 불쏘시게 활활 타던
쥐불놀이 하던 열 나흘 저녁은 재미 있어라
밤잠 자면 눈썹이 하얗게 센다고
늦은 시간 출출 할 땐 친구들과 이집 저집
부뚜막 위 퍼놓은 밥과 나물 몰래 덜어다
친구들과 나누며 깔깔 웃던 그 시절
애교로 봐 주느라 그날은 밥도 많이 하는 저녁
정월 열나흘 저녁은 왜 그리 스릴 있던지
한해의 풍년을 기원하는 보름날 새벽
귀밝기 술 한 모금과 부럼을 깨고
누구야 아무개야 이름 부르며
아무라도 얼떨결에 대답 나오면
목청 높여 외치며 "내 더위 사가라~"
보름날 아칩밥은 흰 쌀밥에 구운 김 한 가지
정월 초하루부터 보름날까지가 명절이었던
농가의 옛 시절은 엄청 재미 있었다
맨 위 다량의 오곡밥과 위 많은 나물반찬 사진은 지인이 보내준 이다.
정월에는 많은 양의 만두를, 추석에는 색색으로 빚은 대량의 송편을
절기따라 전통으로 내려오는 세세풍속 지켜가며
바쁜데도 불구하고 많은 양 준비하여 베푸는 마음
정성 담긴 지인의 마음은 세상 어느 누구 보다 예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