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128(화) 섣달 그믐 칼 바람
'250128(화) 섣달 그믐 칼바람
조상님 모시는 명절 준비로 큰댁 다니는 몇 십년 동안은 섣달 그믐이 항상 바빴지만, 태어나는 순서는 있어도 떠날 땐 순서가 없다더니 결혼 생활 50여년 세월 지나 아우 먼저 형님 나중 두 분 모두 같은 해에 작고, 두 집 모두 각자 당대의 일로 변해 미리 성묘 다녀오니 오히려 여유가 생겼다.
어두운 구름 층이 두꺼워 음산한 날씨에 와 닿는 바람이 매섭다고나 할까?
다른 지역에선 대설 주의보 대로 적설량이 많아 교통사고 소식도 많은데 이곳은 살짝 내려 집 주위는 눈이 다 녹고 산에만 조금 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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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시간에 나선 산책길 오르막에 몸은 후끈대나 뺨에는 칼바람이 스친다. 눈 살짝 덮힌 130개의 긴 내리막 계단엔 녹지 못하고 얼어붙은 눈으로 미끄러질까 긴장되는 발걸음,
반복되는 오르 내림의 연속길 걷다 다시 살짝 내린 눈이 발자국에 다져져 미끄러운 긴 오르막에 힘이 들어 등줄기에 땀이 후줄근 배어 나와 쉬엄 쉬엄, 휴대폰 꺼내 들고 사진 찍는 일도 잠깐 잠깐 쉬기에는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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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하얗게 덮힌 헬기장 지나 태극기가 있는 정상에서 반대쪽 내리막길부터 아이젠 착용, 바닥이 고르지 않아 딛기는 힘들지만 엉거주춤한 몸짓으로 살금살금 걷기 보다는 반듯하게 걸으니 마음 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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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착용으로 입김이 서려 안경은 미착용, 마스크는 겨우 입만 가리고 코는 내어 놓고 깊은 숨쉬며 맑은 공기를 폐 속 깊숙히 맘껏 들이 마신다. 마스크 속 입은 위 아래 치아로 입술을 지긋이 물어 앙 다무니 코 평수 넓어지고 온전히 코로만 숨을 쉬니 찬바람에 자극 받은 코에선 쉴 새 없이 노폐물을 배출 시킨다. 땀은 오르막에서만 배출되나 코로 나오는 노폐물은 산 한 바퀴 다 돌도록 나와 다 걷고 나니 몸이 개운하고 가슴 속까지 상큼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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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실 물은 뜨거운 물과 찬 물 준비 했으나 정상에서의 칼바람은 물 마실 기회를 허락하지 않는다. 긴 내리막 길도 편안히 딛는 발걸음은 아이젠으로 인해 더 씩씩하다.
오늘도 산둘레 한 바퀴 돌고 130계단 올라 작은산 꼭대기 긴의자에 앉아 심호흡으로 마무리 한다. 북풍한설에 손과 발은 얼었지만 걸을 수 있어 오늘도 행복하였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