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250130(목) 명절 연휴 마지막 날

opal* 2025. 1. 30. 22:09


'251030(목) 명절 연휴 마지막 날

  설명절 연휴 마지막 날은 맞지만 내일은 금욜 다음 주말이 또 기다리고 있어 연휴 마지막 같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느낌, 4박5일 휴가 이용해 설명절 연휴를 오롯이 집에 와 친구들과 시간을 보낸 손자, 오후에 귀대하는 얼굴 보려고 오늘은 오전에 나섰다. 

초본 인데도 한 겨울 눈 속에서 녹색을 유지하는 식물이 참으로 강인해 뵌다.

플라타너스(버즘나무)의 윗 부분을 보면 수피가 희게 보여 자작나무 같기도 하고, 나무에 달린 열매가 아직 많이 남아 잘 보이니 북한에서 불린다는 '방울나무' 라는 이름도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헬기장 지나 그늘진 내리막엔 아이젠 착옹, 조금 쌓였던 눈이 양지엔 녹고 음지엔 얼어 붙어 미끄럽다. 좁은 길에 셀카 찍다 마주친 세 사람 반대편에서 나타나니 한 컷 부탁, 많지도 않은 눈 배경으로 찍서 달라기에 "요렇게 조렇게 서라" 위치 지정해 주니 "그냥 아무렇게나 찍어" 달란다. "이왕이면... "  두 컷 찍어 보여 주니 기대 이상이라며 매우 흡족해 한다.  


넓은 벌판 건너 보이는 좀 더 높은 산, 긴 연휴에 하루 쯤 다녀오고 싶었으나 북사면 기나긴 계단에 발자국에 다져져 얼어 붙은 눈으로 미끄러질까 지레 겁나 실천 못하고 멀리서 바라보기만 한다.


정상을 향한 오르막에 씩씩한 걸음으로 잽싸게 추월하는 발걸음을 보며 '나도 한 때는 저런 걸음으로 많은 사람들 추월 했건만...' 연륜은 속일 수가 없네.
정상 오르니 정오가 아직 십 여분 남았다. 명절을 계기로 새로 걸어 놓은 시산제 광고 프랭카드가 바람에 나부낀다. 어느새 새로운 시작을 고하는 ...  
내일이면 이 달도 끝, 그러고 보니 올 해의 새로운 한 달도 어영부영 거의 다 지나갔다. 역시 빠르다.  

정상 쉼터에서 잠시 쉬다 잔등에 흐른 땀이 선뜻하게 느껴져 일어섰다. 그러고 보니 집에서 출발하여 한 번도 쉬지않고 정상까지 온 것은 걸음속도가 많이 느려졌기 때문이리라


간편한 아이젠 착용하고 낙엽 속에 숨에 있는 얼음 길 씩씩하게 빠른 속도로 내려 딛고, 130계단 단숨에 올라서니 추운 겨울 잘 이겨내고 있는 듯한 뿌듯함과 해 길이가 조금 길어짐이 느껴지며 날씨 풀려 봄이 되면 어디든 날아 다닐 것 같은 기분 이지만 실천은 쉽지가 않기에... 
마지막 언덕 벤치에 앉으니 지나가던 여인, 옆에 내려놓은 아이젠 보며 묻는다. "그거 어디서 사셨어요? "
"글쎄요 하두 오래되어... 아마도 등산용품점에 가면... "
"보니까 오래 되긴 한 것 같네요 대신 튼튼해 보여요 내 것은 두개 짜리로 높아 좀 불편한데 그건 좀 편해 뵈네요." "네 잠깐 잠깐 신고 벗기엔 아주 편해요"  "난 체인이 있긴 한데.."
"나도 체인 있는데 그건 눈이 많이 왔거나 높은 산 갈 때 착용하는데 고무 탄성이 높아 이젠 혼자 신고 벗기가 아주 힘들어요."
"아이젠 보니 산 메니아 같으시네요, 저도 산 오래 다녔어요."  "아 그러시군요, 좋은 하루 되세요."

이번 겨울 첫눈 내릴 때 많이 내린 습설로 인해 부러진 소나무가 군데 군데 많이 보인다.


'오전엔 그나마 숨바꼭질 하더니 날씨가 다시 꾸물 댄다, 눈이 얼마나 더 오려나...'
하루 나가 걷고 들어오면 몸과 마음 이리 편한 걸 알면서도 매일 실천 하기가 어렵다. 

4박 5일 휴가 나왔어도 집에서 밥 한 끼 같이 먹기 힘들게 시간 보낸 손자,  할미 산책 다녀오는 동안 친구 만나러 나갔다 들어와 옷 갈아 입고 부대 향해 귀대, "힘든 일년 잘 보냈고, 앞으로 반 년만 있으면 제대 할테고 그 안에 또 휴가 나올테니 건강히 잘 지내다 오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