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524(토) 때죽나무 산책
'250524(토) 때죽나무 산책




다른 해에는 쪽동백과 같은 무렵에 피던 때죽나무가 몇 그루만 보이더니 올해는 한 끝 차이로 늦게 피어 온 산을 덮고 있듯 여기저기 많이 보여 놀랐다. 아주 오래 전, 꽃만 보았을 땐 쪽동백과 구별을 못해 힘들었으나 나뭇잎을 보고나서야 구별을 할 수 있었다. 3년 전('220508)에도 때죽나무에 대해 기록했던 일이 있었다.


오랜만에 나서니 쥐똥나무 작은꽃 향이 코끝을 자극한다, 꽃은 작아도 향은 매우 짙고 향기롭다.
며칠 안 보는 사이 어느새 철 이른 노란 금계국이 피어 반기고 나뭇잎들은 우거져 녹음방초(綠陰芳草) 숲을 이룬다. 가을에 빨간 열매 달렸던 나무는 흰꽃송이 뭉치들이 잔뜩 달려 무게를 더하고 2주 전 화려했던 쪽동백은 꽃은 다 지고 넓은 잎만 너울댄다. 쪽동백과 때를 같이 하며 피던 때죽나무는 올해는 한 발 늦게 피어 만개한 상태, 무슨 죄를 지었는지 수줍은 건지 고개를 못들고 아래를 내려다 보며 웃고 있다.



군데 군데 하얗게 피어 향수보다 더 짙은 찔레꽃 향은 온 산을 진동 시킨다.
지역 어느 병원에서 광고로 둘레길 걷기 대회 안내가 보이더니 많은 무리의 인파가 등산로를 점령하며 지나간다. 웬만하면 참여해 보겠는데 지금 상태론 몸에 무리가 올 것 같아 관심도 없다.
정상 지나 반바퀴 도는 동안도 힘든 건지 종아리에 신호가 온다. 며칠 쉰다는 게 결국은 게을렀던 것인지 몸 컨디션이 나빠지는 걸 여실히 증명한다.













아주 높거나 큰 산도 아니건만 얼마나 많은 종류의 나무들이 많은 건지 ... 사람 마음 참 간사하다. 여러 수종들은 많은 세월 동안 제자리 지키고 있건만 진달래 필 땐 온 산이 다 붉어 진달래만 있는 것 같고, 송화분이 노랗게 날릴 땐 소나무만 많은 것 같더니 쪽동백 필 땐 넓은 잎의 활엽수만 보이고 때죽나무가 만개하고 낙화하니 온 산에 때죽나무만 보인다. 이렇게 곳곳에, 길 옆에도 많았던 걸 모르고 지나쳤다니... 길 위로 떨어진 아카시아 꽂잎도 아직 흔적이 남아 있는데 ... 늘 키 작은 때죽나무만 보다 오늘 키가 큰 때죽나무를 보니 수피가 쪽동백 만큼 매끈한 걸 오늘에서야 알았으니 새로운 발견 이다.






공항 활주로 근처 벌판 논에 모내기로 물이 차니 날씨는 흐려도 보기엔 색감이 아름다운 그림 같고, 새벽에 비가 조금 내려 그런지 가시거리가 길어 먼데 있는 산까지 잘 보인다.






재선충 영향일까 지난 겨울에 커다란 소나무가 많이 부러져 베어낸 곳이 여기 저기 많다. 한 바퀴 돌아 오는 길 소나무 베어낸 자리가 유난히 하얗게 보여 가까이 다가가 보니 송진이 나와 베어낸 자리의 수분 증발 못하게 다 막아 놓고 여기저기 껍질 사이에선 새 가지가 될 어린 싻이 솟기에 잘 자라도록 소나무 굵은 밑둥 타고 오르던 담쟁이 덩굴을 주변의 뿌리까지 다 뽑아 내고 활엽수 잎에 덮히지 않도록 가까이 있는 다른 작은 나무들도 제거해 주었다.


몇 년전 새로 설치한 계단을 그토로 딛고 오르 내렸건만 웬 반짝이? 언제 설치 했기에 이름도 긴 'LX한국국토정보공사' 보조점이 이제야 눈에 새로 보이다니... 그동안 뭘 보고 다닌거야?


한 바퀴 다 돌고 마지막 언덕, 잠깐 쉴까하여 벤치에 앉으니 어느새 작은 산모기가 달려 든다. 이젠 맘놓고 쉬지도 못하겠으니 모기 기피제도 준비해야겠따. 걸음 속도가 느려진데다 꽃사진 찍느라 많은 시간 소요. 집 도착하니 날이 어둡다. 시간이 많이 걸리니 이젠 먼곳은 못다니겠다. 변해가는 노화 현상에 가슴은 덜컹 내려 앉지만 어쩌겠는가 받아 드릴 수 밖에. 늦어진 속도나마 걸을 수 있어 감사한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