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식사 후 영화관으로 가 상영 중인 프로그램을 보니 보고픈 영화가 없다.
동행인이 있어 안 볼 수도 없고, 가장 빠른 시간에 볼 수 있는 한 편 보고 나니 본전 생각.
청소년관람불가
<쌍霜 화花 점店>
"쌍화점에 쌍화병을 사러 갔더니
회회아비(몽고인, 혹은 아랍인)가 내 손목을 잡더이다.
만약에 이 소문이 이 가게 밖에 번지면(소문나면)
조그만 어린 광대(심부름하는 아이) 네 탓이라 하리라.
그 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그 잔 곳 같이 난잡한 데가 없다.
삼장사에 불을 켜러 갔더니 그 절 사주가 내 손목을 잡더이다.
만약 이 소문이 이 절 밖에 번지면 조그만 어린 상좌 네 탓이라 하리라.
그 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그 잔 곳 같이 난잡한 데가 없다.
두레박 우물에 물을 길러 갔더니 우물의 용이 내 손목을 잡더이다.
만약 이 소문이 이 우물 밖에 번지면 조그만 두레박아 네 탓이라 하리라.
그 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그 잔 곳같이 난잡한 곳이 없다.
술 파는 집에 술 사러 갔더니 그 집의 아비가 내 손목을 잡더이다.
만약 이 소문이 이 집 밖에 번지면 조그만 바가지야 네 탓이라 하리라.
그 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그 잔 곳 같이 난잡한 곳이 없다."
줄거리
격정의 고려말, 왕과 왕의 호위무사 '홍림'
원의 억압을 받던 고려 말, 친위부대 건룡위의 수장 '홍림'은 대내외적 위기에 놓인 왕을 보필하며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그러나 후사문제를 빌미로 원의 무리한 요구는 계속되고, 정체불명의 자객들이 왕의 목숨을 위협하자, 왕은 중대한 결정을 내리게 된다.
거부할 수 없는 선택, 엇갈린 운명
왕의 명령이라면 목숨처럼 따르는 홍림, 왕은 고려의 왕위를 이을 원자를 얻기 위해 홍림에게 왕후와의 대리합궁을 명한다.
충격과 욕망이 엇갈린 그날 밤, 세 사람의 운명은 소용돌이 치기 시작하는데...
금기의 사랑과 역사의 광풍에 휘말린 이들의 대서사가 시작된다!!
고려가요 ‘쌍화점’이 영화 <쌍화점>으로 되기까지
고려가요 ‘쌍화점’은 고려 25대 왕인 충렬왕 때 지어진 노래로, 작자는 미상이다.
가사에 적힌 왕궁은 우물, 제왕은 용으로 풀이해 원나라의 간섭과 왕권의 동요가 만연한 당시 사회상을 풍자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 혼란스러운 시대가 영화 <쌍화점>의 배경이 되고 있다.
한편, 쌍화(만두라는 뜻을 가진 ‘상화’의 음차)를 파는 가게에서 벌어지는 연인들의 세속적인 밀애를 담고 있는 내용을 들어
조선시대 성종 때는 유교의 도리에 어긋난다 하여 ‘남녀상열지사’ 혹은 ‘음사’로 취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유하 감독은 신분, 제도, 조건, 윤리에 구속받지 않는 대담한 남녀의 모습이 자신이 그리고자 하는 연인들의 모습에
적합하다고 여겨 <쌍화점>이란 제목을 가져왔다. 또한 쌍화의 음차어인 상화‘霜花’는 ‘서리꽃’이라는 뜻으로, 영화 속에서
표현하려고 하는 사랑의 속성을 상징한다. 영화 <쌍화점>은 한때는 뜨겁고 열정적이었지만 차갑게 식어버리는 감정,
그리고 그로 인해 잉태되는 배신과 운명을 그리고 있다.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한 세 남녀의 금지된 사랑과 질투, 배신과 음모 그리고 파멸.
작자미상의 고려가요 ‘쌍화점’은 사랑과 분노 그리고 집착이 점철된 애욕의 드라마다.
때는 고려가 원나라의 속국으로 전락한 14세기 무렵. 원의 억압 속에서 나라를 지켜 내려는 고려의 왕(주진모)은
외모가 출중한 사대부 집안의 자제들로 구성된 친위부대 건룡위를 만들어 최측근에서 왕을 호위하게 한다.
그러나 여자가 아니라 남자를 사랑하는 왕에게 그들은 단순한 친위부대 그 이상이다.
사건의 발단은 후사 문제를 빌미로 왕을 옭죄어 오는 원의 도발에서 비롯된다.
여자를 품을 수 없는 왕은 궁여지책으로 자신이 총애하던 건룡위의 수장 홍림(조인성)에게 왕후(송지효)와 대리 합궁할 것을 명한다.
이왕이면 정인(情人)을 닮은 아이를 얻겠다는 단순한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왕으로서는 사소하기만 했던 이 선택이 그리고 홍림과 왕후로서는 거역할 수 없었던 이 명령이
그들의 운명을 바꿔 놓고 만다. 이번 영화가 보여 주는 두 가지 진경(珍景)은 농밀하고 격정적인 정사와 피바람이 휘몰아치는 칼싸움이다.
남색을 즐기는 왕과 홍림의 동침 장면도 충격적이거니와 수차례 진행되며 강도를 높여가는 홍림과 왕후의 합궁이
관객들의 마음을 조여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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