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글

김 동환 - 강이 풀리면, 산 넘어 남촌에는.

opal* 2009. 3. 2. 02:24

 

 

강이 풀리면

 

                                              김 동환

 

강이 풀리면 배가 오겠지
배가 오면은 임도 탔겠지

임은 안 타도 편지야 탔겠지
오늘도 강가서 기다리다 가노라.

임이 오시면 이 설움도 풀리지
동지 섣달에 얼었던 강물도

제멋에 녹는데 왜 아니 풀릴까
오늘도 강가서 기다리다 가노라.

 

  

산너머 남촌에는

                                  김 동환
  
산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데.
꽃피는 사월이면 진달래 향기  밀 익는 오월이면 보리 내음새.
어느 것 한 가진들 실어 안 오리  남촌서 남풍불 제 나는 좋데나. 

산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저 하늘 저 빛깔이 저리 고울까.
금잔디 너른 벌엔 호랑나비떼 버들밭 실개천엔 종달새 노래,
어느것 한 가진들 들려 안 오리  남촌서 남풍불 제 나는 좋데나. 

산너머 남촌에는 배나무 있고  배나무꽃 아래엔 누가 섰다기,
그리운 생각에 재를 오르니 구름에 가리어 아니 보이네.
끊었다 이어 오는 가는 노래는 바람을 타고서 고이 들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