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대설 주의보

opal* 2011. 1. 23. 16:54

 

 

 

"엄마, 포천을 가려면 어떻게 가야 하나요?"

"눈도 많이 온다는데 포천은 왜 가려고? 원우네도 어제 스키장엘 가서 오늘 올 일이 걱정 되는데"

"일요일이라 하루 나갔다 오려고 나왔는데 네비가 자꾸 외곽도로만 가르쳐 줘요, 요즘 부천에선 외곽도로 진입 못하잖아요,"

"그러면 일산에서 진입해야 하는데 자네는 지금 어디 있어?"

"부천이에요."

"왜 부천쪽으로 갔누? 북쪽으로 가야 하는데... 그러면 일단 행주대교 방향으로 와 봐,

행주대교 건너 자유로에서 김포대교 건너오는 외곽도로를 타면 되니까."

"알았어요."

 

에미가 네비게이션이라도 되는지,

전에는 막내가 어딜 가려면 엄마한테 전화를 걸어 길좀 가르쳐 달라더니 요즘은 딸도 묻는다.

 

젊은 시절 여기 저기 다니기도 많이 다녀 길을 잘 아니 십 여년 전만해도 시외버스기사라는 별명도 있었다.  

지인들과 다닐 땐 어딜 가도 길 안내를 잘 했기 때문이다. 다니는 것도 한 때인가 보다,

요즘은 운전 조차 하기 싫어 대중교통 이용하고, 산에 다니는 일 외에는 별로 다니질 않으니

그동안 새로 생긴 도로도 많아 이젠 길눈 어둡단 소리 듣게 되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엄마 잘 왔어요, 허브나라에 왔는데 점심 먹으려구요."

눈이 내려 미끄러울텐데 잘 갔어?"

"그러잖아도 내가 운전하고 아범이 뒤에서 밀었어요. 다른 차들도 뒤에서 밀고 그랬어요"

"그러면 밥만 먹고 얼른 돌아와, 눈길에 밤 운전 하지말고."

"안가요, 밥 먹고 내촌으로 가서 자고 내일 갈 꺼에요."

"그래도 조심해, 가뜩이나 시골길은 더 위험하니까 천천히 다니고, 저녁엔 눈이 더 온다더라."

"알았어요, 조심해서 다닐께요.'

 

눈이 많이 오겠다는 대설 주의보는 내렸는데 아이들은 좋다고 밖으로만 나가니

에미는 집에 앉아 노파심만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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