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여행

섬여행

opal* 2014. 4. 21. 11:30

 

 

 

섬 여행은 전부터 가끔씩 다니고 있었지만,
전남도에서 작년(2013년)부터 시행한 '다도해 섬여행'은 보통 한 달 전 예약하며 다니곤 했다.

지난 3월 비금도 도초도에 이어 4월 섬여행은 거문도, 백도가 예정되어 있다. 
거문도 첫방문은 10년 전인 2004년 4월,
산행 종주하며 사방으로 끝없이 펼쳐지는 아름다운 모습에 감탄사 연발하고,   
100년이 넘은 등대까지 두루 둘러 보았다. 다음날 선상에서 감상 예정이던 백도는
풍랑으로 포기하고 귀가 하였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다시 한 번 거문도와 백도를 향해 떠나 볼까 했으나
두 달 전 약속 한 미국 서부 트레킹 출발일이 4월 말이라 신청을 안하고 있던 참인데
16일 오전 9시 대형 사고 소식이 들린다.
인천을 출발하여 제주도로 가던 여객선 '세월호'가 전날 저녁 안개로 늦게 출발하여 
관매도 근처에서 침몰하고 있다고 했다. 

마음 설레고 꿈에 부푼 제주도 수학여행에 나섰던 안산 소재 고등학생 325명과 교사 14명,
환갑 기념여행을 떠나던 초등 동창들, 결혼을 약속한 연인,
육지 생활을 끝내고 제주도로 이사가던 온 가족...  승무원을 포함해 459명이 탑승한 상태였다. 
탑승했던 정원 숫자는 며칠동안 수시로 바뀌었으니 아직 어느 숫자가 맞는지는 모르겠다. 

7년 전(2007.3.27) 위도에 갔을 때 292명의 위령비(1993.10. 서해 훼리호 참사)를 보며
가슴 아파했는데 어떻게 또 이런 일이... 영화에서나 보는 그런 장면이 아닌,
서서히 기울어 빠져 들어가는 배를 보고서도 손도 못쓰고 가만히 보고만 있는 현실이 가슴을 후벼낸다.

'맹골 수로' 해역은 진도 율돌목 다음으로 조류의 빠르기가 심하다고 한다. 율돌목은 1597년(선조 30년)
이순신 장군 52세 때 빠른 유속의 거친 물살을 이용하여 일본과의 싸움에서 대승한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지난해 가을(2013.11.) 조도 전망대에서 관매도와 병풍도를 가르키며 얘기해 주시는 걸 들었는데,  
그럼 우리가 다닌 뱃길도 그렇게 위험한 곳은 아니었을까?
생각만 해도 온몸이 오싹해져 섬여행을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스치기도 한다. 

사고 난지 오늘로 엿새 째,
침몰되던 날 후로는 생존자 소식이 없고,  어제까지 구조된 시신이 현재 59구, 
실종자가 어림잡아 탑승객의 반이나 된다. 유족과 실종자 가족의 가슴이
얼마나 더 타들어 가야 이런 일이 없어질까?  

인천항의 안개로 늦은 출발에 따른 항로 변경, 선장이나 1, 2등 항해사가 아닌 3등 항해사가 
조류가 빠른 맹골수로에서의 첫 조타 지휘를 맡아 감속 없이 급선회하다 
사고를 맞았다는 것이 지금까지 밝혀진 침몰 원인이다. 예정된 인재(人災)라고들 한다.

 그러잖아도 4월 섬여행은 개인 사정으로 신청을 안했더니 
아래와 같은 공지글이 보인다. 

 

  <4월 24일과 5월 1일에 확정되었던 거문도 백도 섬여행 행사를 연기했습니다

예기치 못한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슬픔과 걱정 속에서 
실종자들의 구조를 간절히 기원하고 있습니다.
이 슬픔에 그리고 간절한 기원에 동참하기 위해 
4월 24일과 5월 1일에 확정되었던 거문도 백도 섬여행 행사를 연기했습니다

저희 여행사는 물론, 전라남도청,  여수시청, 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 조선일보, MBC, 
(주)크레펀 "남도진", 하당 요리학원의 모든 관계자들은 단원고 학생들을 비롯한 
실종자 한사람 한사람의 무사귀환을 간절히 기원합니다.
하루 빨리 구조 소식이 들려오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거문도 백도를 찾아가는 섬여행’ 행사 일정은 차후 다시 공지될 예정입니다.
환불받으실 분들은 환불계좌를 알려주세요. 전액 환불해드리고 있습니다

꼭, 빠른 생환을 같이 기도해주세요>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로 온 국민이 통과 슬픔에 빠져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세월호 사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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