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모레(6일) 면 만 세 돌을 맞는 손자 '오누'(자신이 부르는 이름) .
엄마와 떨어져 생활 하는게(낮 시간만) 처음이다.
결혼 전부터 결혼 후 5년 출산전까지 출, 퇴근을 하다 '오누'가 태어난 후 직장을 그만 둔 며늘.
회사에서 인정받는 실력이 있는지, 출산 후에도 출근 해달라며 한 동안을 졸랐단다.
지난 토욜 직장 후배가 혼인하며 신혼여행을 떠나게 되자, 회사에서 부탁하니 거절 못하고
월욜부터 금욜까지 도와주기로 약속하고 출근을 하니 '오누'는 당연히 할미 차지.
월욜은 모임, 화욜은 산행, 내일(목)도 외출 선약이 있건만,
할미 얼굴만 쳐다보는 손자 때문에 계획이고 약속이고 모두 Cancel이다.
우리 나이 미운 네살, 사내 녀석이라 청개구리 중의 청개구리다.
뭐든지 "안해, 싫어, 안 먹어요."
뭐 한가지 묻는 것에 대답해 주면 왜? 왜? 왜? 왜 字가 꼬리에 꼬리를 문다.
묻는 대로 계속 이어서 대답하다 보면 나중엔 이해 시킬만한 답이 마땅치 않아 할미를 곤혹스럽게도 한다.
엄마가 출근 한 첫 날 아침, 눈 떠 보니 엄마 아빠가 없자 대성 통곡, 둘째, 셋째 날이 되며 울음도 점점 강도가 약해진다.
낮엔 간간히 엄마가 보고싶단 말만하고 울진 않지만 할미를 잠시도 혼자 놔두질 않는다.
'할머니 우리 식탁 놀이 해요, 우리 병원 놀이 해요, 책 읽어 주세요,
가위 갖고 덤비며 종이 오리기 해요, 동물원 놀이 해요, 괴물잡기 놀이해요,
칼싸움해요, 총싸움해요...' 주문이 다양하기도 하다. 이렇게 종일 함께 놀다보면 손자보다 할미가 먼저 지친다.
온 종일 상대하기 힘들어 할배와 놀으라면 '할아버진 재미 없어' 싫단다.
잠시 눈치를 보아 컴 앞에라도 앉을라 하면 의자를 밀고, 마우스를 뺏으며 자기도 볼 것이 있다나?
평소에 자기가 보던 노트북이 있건만 굳이 '할머니 꺼'로 해야 한단다.
겨우 아라비아 숫자 몇 개 아는 지식과 글자도 모르며 그림만 보는 실력으로
로그인을 해야만 하는 게임을 한다고 자판을 아무거나 눌러대며 가르쳐 달란다.
로그인 조차 모르니 아무거나 누르면 되는 줄 안다.
이해시키기위해 이름과 생일을 알려 주어야 할 수 있는 것이라 '오누'는 너무 어려 안된다 하니 할머니 이름으로 해 달란다.
할머닌 게임을 못한다 하니 자기 혼자 이것 저것 눌러대며 글자를 모르는 제 수준에 맞게 맛보기 프로그램 그림만 즐긴다.
옆에서 불러도 들리지가 않는지, 컴 삼매경에 빠져 대답은 커녕 눈 하나 깜빡거리지 않는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제 손보다 큰 마우스를 만지는 모습을 보며 우리네 애들 어릴 땐 이런 것도 없었다는 생각을 하다... 아니지,
할미가 컴 앞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자라는 세대, 보는 대로 따라하며 배우는 아이인 것을...
아~ 내 시간도 갖고싶다. 이제 겨우 사흘 째 인데.
* * * * * * * * * * * 위 내용을 어느 카페에 올렸더니 이런 댓글이 * * * * * * * * * * * * *
![new](http://cafeimg.hanmail.net/cf_img2/2005new.gif)
벽산 |
날짜 : 2007.04.07 22:41 |
저렇게 예쁜손자 제게 보내주시면 봐드릴텐데! 자식보다 훨~씬 예쁘다던데! 우리아들도 며느리도 밉지않으니 저런작품 나오겠죠? 근데 2년쯤뒤에 미국가서 만들어온데니 그땐 우리가 몇살인가? 부럽기만 합니다...... |
* * *
내가 말하고자 한 내용은 손자 자랑이 아니라 '내 시간 갖고 싶다'는 것 이었는데, 내 표현력이 좀 부족했나?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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