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나바루 트레킹

말레지아 여행 마지막 날

opal* 2008. 9. 2. 00:04

 

 

일찌감치 일어나 밥 먹기 전 밖에 있는 수영장으로 나갔다.

꽃다지는 이미 먼저 와 수영 중이고 다른 일행들은 자는지 아무도 안 나온다.

산행이 없는 날이라 맘이 편해 여유롭다, 수영 해본지가 오래 되어 수영이 잘 안된다.

물 속에서 놀다 나와 야자수 아래 긴 의자에 누우니 바다가 보이며 세상 부러울게 없다.

"역시 여행은 죽세가 맞는 사람끼리 다녀야 해, 그래야 더 즐거워" 꽃다지에게 한마디 하니

"맞아, 뭐든 같이 하자고 할 때 '귀찮아 싫다' 하면 맥 빠져~"

 

밥 먹으러 들어오니 옆 일행 한마디 한다.

"언니~ 이번 여행은 언니가 제일 즐기는 것 같애요, 어제 저녁에 일몰보며 사진도 찍고,

아침에 수영장에서 수영도 하고 하나도 빼놓는 것 없이 골고루 모두 즐기고 있으니 말이에요."

"그거야 당연한 것 아닐까? 즐기러 왔으면 모두 즐기고 가야 나중에 후회 안하지~~"

 

시간이 되어 호텔식 부페 아침 먹고 밖 둘러 본다.

골프장이 바로 앞에 있으니 공 한 번 쳐 보고 싶지만 멤버도, 시간도 없으니...

눈 앞에 펼쳐진 fild를 보면서도 못 치니 아쉬운 생각 든다, 그러나 이번엔 산행이 목적이니 할 수 없다.

방으로 들어가 짐꾸려 정리해 놓고 오늘은 바다로 간다.

 

잠을 잔 호텔 옆 수트라 선착장에서 10인승 보트를 타고 시원하게 물살을 가르며 

연안에서 멀어지니 바닷물 빛이 점점 에메랄드 빛으로 변하며 그림엽서 같다.

말레지아 최초 수상 이름이 붙여진 '툰쿠압둘라만 해양 공원'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지닐 수 있었던 커다란 역사적 사건도 있었다.

  Gaya, Sapi, Manutic, Manukan, Sulug  등 5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고

평화롭고 조용한 안식처로 신성시 되는 곳이다. 

1974년 사바(Sabah)주의 두 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 되었다.

우리가 간 곳은 툰구압둘라만 해양공원에서 두 번째 큰 섬 'Manukan Island'

아름다운 산호초와 수십 여종의 열대어가 있다.

해양 스포츠인 젯트스키, 바나나 보트, 스노쿨링, Fly- fishing 등이 있다.

 

가이드의 주의 사항, "저~기 먼 곳, 둥근 튜브있는 곳까지는 가도 되고,

점, 점, 점으로 공이 이어져 있는 곳은 가지 마세요."

"유람객 태운 보트가 수시로 지나 다니고 있으니 주의 하라는 경계선" 이란다.

구명조끼 입고 망설일 것 없이 물로 첨벙 첨벙, 아 ~ 시원하다.

수심이 얕고 물이 맑다. 열대어가 같이 놀자한다.

 

이 먼 곳까지 와 바닷물에 발 조차 안 담그는, 물 한 방울 안 튀기고 앉아 있는 일행들도 있다.

수경과 마스크 착용하고 산호가 있는 곳에 다녀온 꽃다지,

혼자 보기 아깝다며 수영 서투른 언니 위해 오리발 빌려 갖고와 신게 한다.

겁내지 말고 따라 오라며 둥근 튜브 매어놓은 곳 지나 경계선 근처까지 데리고 간다.

 

바닷속을 들여다보니 어머나? 와~

투명하게 맑은 옥색 바닷물 아래로 분홍 산호와 각종 예쁜 색의 물고기.

열대어의 군무가 환상적이다.

스킨 스쿠버들의 재미를 느낀다. 수중 카메라 없는게 유감이다.

1960년대 중반 쯤인가 경포대에서 십리 바위까지 갔다가 바닷속을 들여다 보고

처음으로 아름다움에 놀랬었는데 40 여년이 지난 지금 또 놀랜다.

Snorkeling, 역시 재미있다. 물에서 나오기가 싫다.

 

점심 먹으라는 신호에 물 밖으로 나오니 해산물 BBQ가 기다리고 있다.

물에서 놀 생각하고 아침에 일부러 많이 먹었건만,

칼로리 소비가 많아 그런지 금방 허기를 느껴 맘껏 먹었다.

각종 해산물 곁들인 음식으로 소비한 Cal 만큼 채우고,

 

이번엔 희망자에 한해 각종 탈 것 놀이 중 선택 하란다. 

열대어의 유영과 바닷속 구경 잘 했으니 이번엔 공중 비행을 즐겨보자.

이왕 타는 것 제일 재미 있는 것 타자며 꽃다지와 낙하산 타러 Go go~~

패러세일링에 도전해 보는 거다. 

 

장소를 이동하여 보트 타고 한참을 내 달린다.

섬과 섬 사이 한적한 바닷물 위에 보트 세워놓고 낙하산 아래 두 사람 매달아 놓는다. 

보트 혼자 신나게 내 달리니 우리는 하늘로 부웅~~~

야~~호~~, 산에서 못 외친 야호를 바다 위에서 목 터져라 외친다.

 

비행기 보다 더 실감나는게 여간 재미있지 않다, 생각보다 고소 공포증이 전혀 없다.

남중국해의 푸른바다 위를 자유롭게 나르는 한 마리 새가 된다.

보트에서 운전자가 '퐁당?'하고 묻기에 "yes"하며 대답하고, 무릎을 가르키며 세 번 얘기 했더니

하늘 높이 올렸다 바닷물에 빠트리는데 세 번을 무릎까지만 빠트린다.

 

이렇게 재미 있을 줄 알았으면 목까지 빠트려 달랠 걸... 그리고 횟수도 더 많이 주문 할 걸...

 나중에 타는 사람 더러는 '횟수도 깊이도 많이 빠트려 달라' 주문하라 했다.

 재미있고 즐거운 시간은 언제나 빨리 지나게 마련,

그제 어제의 등반으로 놀란 다리를 오늘 물놀이로 휴식하며 뭉쳐진 근육의 피로를 풀어 주었다.

 

시간이 되어 다시 호텔로 나와 짠물 닦아내고 옷 갈아입고 짐 찾아 시내로 이동.

사바주 민속 박물관 구석구석 관람하고, 이슬람 사원, 불교 사원등 둘러 본 후 저녁 먹고 ,

쇼핑 센타 들러 공항으로.

즐거웠던 시간 잘 보내고 늦은 시간에 집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비행기 안에서 밤 시간 보내고 다음날 일출 본 후 인천 공항 도착.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많은 시간이 다 지나간다

 

대부분의 키나바루산 등반 코스의 여행 상품은 4박 5일로,

첫 날 오전에 인천 공항을 출발(11:00)하여 저녁 늦게 키나바루 국립공원 숙소(산장)에 도착하고,

둘째 날 아침에 배낭 메고 6시간 정도(10:30~16:00) 산행 후 3,300m 고지의 숙소에서 1박 한다.

셋째 날 새벽(02:00)에 정상(4,095m)을 향해 출발, 정상에서 일출을 보고 내려오면 조금 늦은 아침을 먹게 된다.

식사 후 전날 오른 코스로 하산, 이렇게 산행 끝내고, 키나바루 시내 호텔에 투숙한다.

넷째 날은 오전에 배를 타고 섬으로 들어가 스노클링(물안경 쓰고 바닷속 고기와 산호초 구경),  

점심 먹고 해양 스포츠, 다시 시내로 나와 박물관, 사원 등 관람 후 쇼핑, 자정 다 되어 귀국 비행기에 탑승하고,

다섯째 날 아침에 인천 공항에 내리면 여행 끝.

 

다음에도 기회가 오면 또 잡아 보리라.

 

말을 타면 종을 부리고 싶다던가?

아프리카 킬리만자로(5895m)에 가 보고 싶다.

오를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여행이 내게 가르쳐줬다.

 

'당신은 할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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