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여행

한라산 - 세 번째 산행

opal* 2009. 2. 1. 11:17

 

다녀온지 일 년만에 다시 가는 겨울 산행, 세 번째 한라산 산행. 한라산 산행 있다며 1월 초에 문자 온 걸 단체로 가는

1박 2일 코스가 싫어 반응 없이 지냈는데 다른 산과 함께 한라산 산행 약간 명 더 모집 한다는 공지 문자가 사흘 전 다시 왔다.

서너 명이 당일 산행으로 가자며 얘기 나누다 서로 날자 맞추기 어려워 시간만 보내고 있던 참이다. 

 

'그럼 가 볼까? 요즘 산행이 다리가 아프고 힘들 걸 보면 한라산은 이번 산행으로 끝나게 될지도 몰라'

혼자 중얼 거리다 "모레 한라산 산행 날, 한 사람 더 갈 수 있나요?" 전화 걸어보니

"알아보고 전화 드릴께요." 하더니 다음날 "내일 아침 6시까지 국내선 1층 로비로 오세요" 한다.

 

'얘 너 언제 한라산 갈 때 있으면 나좀 데리고 가. 제주도엔 여러번 갔어도 한라산은 한 번도 못 가봐서."

보름 전 모임 날 내게 애기하던 친구가 있었다.  해 길이도 짧고 기후변화가 심한 엄동설한의 산행, 자신도 감당하기 힘든 산이라 

입 다물고 떠났다. 가까운 북한산이나 관악산이면 몰라도 이 나이 되도록 평소 산행 경험이 전혀 없는 친구이기 때문이다.

 

늦게 신청해 그런가 일행들보다 몇 줄 더 뒷 좌석에 배정 받았다.아침 날씨는 좋으나 F 창가(西쪽)에 자리가 잡혔다.

'일출 사진은 다 틀렸군.' 창문 밖 밝아오며 붉게 물드니 동쪽 창가 사람 연신 셔터 눌러 댄다.

옆사람에게 카메라 건네며 부탁해 아쉬운 대로 한 장 얻었다,

 

비행기에서 내려 버스로 성판악까지 이동, 9시부터 산행이 시작. 날씨는 흐리고 눈은 바닥에만 쌓여 돌길인지 계단인지

구별이 안 간다.울창한 숲 나목들은 벌거 벗은 채 상고대나 눈 이불이 전혀 없다.길 옆으로 쌓인 눈은 1m정도,

가드레일 나무 기둥이 폭 파묻혀 있는 곳도 있다. 쌓인 눈 위로 어제 비가 살짝 내려 녹을동 말동한 눈길은

모래 벌판을 밟는 거나 다름 없이 힘들다. 금방 땀이 쏟아져 윈드자켓, 내피 모두 벗어 가방에 넣고 오로지 앞만 보고 달리니 

전에 없던 다리 통증이 온다. 진달래 대피소까지 12시 전에 도착해야한다는 강박관념으로 잠시 잠시 서서 한 숨 돌리며 오른다. 

길 옆으로 잘 보이던 해발높이 표지석은 눈에 묻혔는지 잘 보이지 않고 노란 간판에 거리 표시만 잘 띈다. 

 

제한 시간안에 진달래 대피소에 도착하여 잠시 휴식 취하고 다시 정상을 향해. 날씨가 따뜻해 성판악쪽은

눈이 바닥에만 1m 정도 쌓였고 상고대는 볼 수 없었으나 관음사 쪽의 나무에 매달린 빙화는 가히 환상적, 탄성이저절로~~~.

경사가 급한 곳에선 서서 내려 딛을 수가 없어 모두 엉덩이 썰매로 내려올 수 밖에 없었으니

봅슬레이 경기라도 하는 듯 재미와 스릴 만점. 이런 행복감을 어디서 느낄 수 있을까? 

 

 

 

 

 

 

 

 

 

 

 

 

 

 

 

 

 

 

 

 

 

 

 

 

 

 

 

 

 

 

 

 

 

 

 

 

 

 

 

 

 

 

 

 

 

 

 

 

 

 

 

 

 

 

 

 

 

 

 

 

 

 

정상에서 점심 식사 후 관음사 방향으로 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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