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글

가을비

opal* 2021. 11. 8. 12:20

 

가을비

 

                                       도종환 

 

어제 우리가 함께

사랑하던 자리에

오늘 가을비가 내립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던 동안

함께 서서 바라보던 숲에

잎들이 지고 있습니다

어제 우리 사랑하고

오늘 낙엽지는 자리에 남아

그리워하다

내일 이 자리를 뜨고 나면

바람만이 불겠지요

바람이 부는 동안

또 많은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고

헤어져 그리워하며

한세상을 살다가 가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