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성탄 한파, 오늘 걷는 이유는?

opal* 2021. 12. 26. 19:09

25일(土) 성탄절  

어제보다 8℃  낮은 -11℃,  갑자기 곤두박질친 날씨라 '성탄 한파' 라 불린다.
어제는 종일 흐리더니 오늘은 아침부터 쨍하고 상큼~
벙어리 장갑과 방한복으로 무장하고 산 둘레 한 바퀴 돌았다.
 아무리 추워도 오르막에선 숨이 차고 속옷은 땀이 흥건히 밴다.  
정상에선 늘 잠깐씩 쉬다 오곤 했는데 능선으로 넘어오는 세찬 바람에 체감온도는 -20℃,

쉬지도 못하고 그대로 내려 딛는다.   

 

숲속을 마구 파헤치더니 쉼터가 만들어지고 있다.

나무 밑에 긴 나무의자 몇 개만 들여놔도 괜찮을 곳인데... 

 

앞에 보이는 한강은 행주대교가 있는 곳, 잎이 무성한 여름철엔 보이지 않으니

나무 윗부분 조금만 다듬으면 훌륭한 한강 조망권을 확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줌으로 당기긴 했지만 아래 사진은 인천공항 전용도로인 방화대교가 보인다. 

 

26일(日)
어제에 이어 오늘도 한파를 무릅쓰고 나섰다. 
예보에 의하면 어제(성탄절)에 이어 오늘 아침 기온 -13℃, 
내일은 오늘보다 더 추워 -15℃를 밑돌겠다 한다.  

 

어제 걷던 길 잠시 피해 오늘은 살짝 옆길로 걸으면 색다른 맛이 난다. 

 

 

오늘 걷는 이유는 

내일도 걷기 위함 이다. 

오늘 걷는 걸음은 나를 위함이요 

내일 걸을 걸음은 자식을 위한 걸음이다 

 

부모님이 날 사랑했듯 나도 자식을 사랑한다 

자신을 사랑하고 자식을 사랑하기에  

오늘도 걷고 내일도 걸을 생각 이다. 

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도 걸을 수 없다. 

 

 

행주산성부터 잠실 롯데타워까지 일목요연(一目瞭然, 한 번 보면 훤히 알 수 있을 정도로 분명)하게 보이는 조망. 

 

한강 위로 행주산성(左), 뒤로 북한산, 북한산 의상봉 아래 망월산, 

 

인천공항 전용도로 방화대교, 우측으로 대덕산,  뒤로 북악산 

 

북악산(左), 안산, 마곡대교(공항철교), 노을공원, 가양대교, 하늘공원, 뒤로 남산과 N타워,  

 

마곡대교(공항철도) 위로 노을공원, 가양대교, 당인리 화력 발전소 굴뚝,

뒤로 남산(N타워), 하늘공원, 우측으로 롯데타워(123층) 

 

오래전 예쁜 타래난을 찍었던 묘소는 한 기가 늘어 쌍이 되었고, 

그 옆엔 새로운 묘지가 보인다. 불과 몇 년 안된 세월인데... 

 

한강 바라보며 겸재의 그림을 머릿속으로 그려본다. 

 

마구 마구 파헤치며 공사 중.

뭐가 어떻게 들어설지는 모르겠지만...  좀 심하게 느껴진다. 

 

양쪽에 디딤돌을 보니 머지않아 작은 다리가 놓여지게 생겼다.  

 

등받이 없이 긴 나무의자 몇 개 있던 하늘 전망대 

평소엔 앉을 자리 없이 다들 쉬어 가는 곳 

등받이 의자로 바뀌어 더 편해보여도  

날씨가 워낙 추우니 쉬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오를 땐 숨차고 발 떼어놓기 힘든 곳 

내려 딛을 땐 뒷꿈치부터 딛는 충격이 머리까지 전달 되도록 일부러 쿵쿵 딛는다. 

야자매트에 물기가 있을 땐 미끄러지기 쉬우니 내려 딛을 땐 조심해야 한다.  

 

지름길이나 샛길 외면하고 중간에 쉬어가며 오를 망정 일부러 계단길 택해 오른다.  

 

가파른 계단 오른 후 간간히 쉬던 언덕배기 빈 의자 

 

능선에 부는 북풍한설로 아주 많이 추울 땐

바닥 얇은 맹꽁이 운동화에 오버코트 없이 동저고리 바람으로

시오리 허허 벌판길 걷던 옛생각 떠올리며  

"이 깟 추위쯤이야~~~"

어린 시절의 고통은 평생 살아가며 든든한 밑거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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