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2021년 첫눈, 겨울 강가에서

opal* 2021. 12. 18. 16:43

 

어제 오후엔 남쪽에서 첫눈 내린다고 소식 오더니 

오늘은 북쪽에서 눈다운 눈이 내린다. 

 

"갑자기 눈이 쏟아져 눈 맞으러 나간다"는 문자에 

창밖을 내다보니 커다란 눈송이가 펄럭이며 쏟아진다. 

군대 간 아들 있는 곳엔"수제비만한 눈"이 내린다던 ** 엄마 생각 난다. 

 

펑펑 쏟아지는 모습 동영상으로 찍어 보냈더니 

"파주에도 함박눈 내린다는데 

울 동네만 가느다란 싸래기 눈이 온다"는 답신. 

같은 서울 하늘인데도 눈 질이 다르다.  

 

눈 내리는 겨울 강

                           김용택

강물에 내리는
눈을 보았답니다.
산을 내려온 눈송이들이
흰 눈을 뜨고
강물로 겁도 없이 사라지는
눈뜬
사랑을 나는 보았답니다.

눈 내리는 강물은 얼마나 깊을꼬.
사랑도
세월도
닿지 않을 깊을 강이라네,
눈 오는 겨울 강물은.

 

겨울 강가에서


                               안도현

어린 눈발들이, 다른 데도 아니고
강물 속으로 뛰어내리는 것이
그리하여 형체도 없이 녹아 사라지는 것이
강은, 
안타까웠던 것이다

그래서 눈발이 물위에 닿기 전에
몸을 바꿔 흐르려고
이리저리 자꾸 뒤척였는데
그때마다 세찬 강물소리가 났던 것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계속 철없이 철없이 눈은 내려,
강은, 
어젯밤부터
눈을 제 몸으로 받으려고
강의 가장자리부터 살얼음을 깔기 시작한 것이었다

 

 

눈 내리는 가운데 라이딩 한다며 눈소식 전해주고 

한강변 걷자는 문자도 날아 온다. 

 

"사진 찍어 보내는 정성이 젊어 좋다"는 친구의 톡에 

"후배에겐 가수 ㅇㅈㅅ '첫눈' 노래도 보내줬다" 했더니 

젊게 사는 모습이 부럽단다.

누가 하지 말랬나? 같이 놀자 할 땐 귀찮다 해놓고... 이제와 부럽긴 뭐가 부럽노?  

 

▲누가 누가 더 긴가 고드름 키재기 

 

첫눈 한 방에 거리엔 차들의 정체 현상 온다는데

소리 없이 내리는 첫눈은 소통의 매개체가 되어주니 좋다.      

한동안 소식 없던 이에게서도 연락이 오는 걸 보면 ... ... 

 

봄이면 제일 먼저 찾던가 아님 벚꽃 만발할 때

전나무 빽빽한 멋진 길과 다른 방향인  

직소폭포 쪽에서 관음봉 넘어 찾는 날이 더 많았던 내소사 

겨울 모습은 사진으로나 만나니 그것도 고마운 일. 

같은 날 같은 하늘 북쪽과 남쪽 어둡고 밝은 날씨는 천지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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