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오는 날의 미사 마 종기 하늘에 사는 흰 옷 입은 하느님과 그 아들의 순한 입김과 내게는 아직도 느껴지다 말다 하는 하느님의 혼까지 함께 섞여서 겨울 아침 한정 없이 눈이 되어 내린다 그 눈송이 받아 입술을 적신다 가장 아름다운 모형의 물이 오래 비어 있던 나를 채운다 사방을 에워싸는 하느님의 문신 땅에까지 내려오는 겸손한 무너짐 눈 내리는 아침은 희고 따뜻하다 겨울 기도 마 종기 하느님, 추워하며 살게 하소서 이불이 얇은 자의 시린 마음을 잊지않게 하시고 돌아갈 수 있는 몇 평의 방을 고마워하게 하소서 겨울에 살게 하소서 여름의 열기 후에 낙엽으로 날리는 한정 없는 미련을 잠재우시고 쌓인 눈 속에 편히 잠들 수 있는 당신의 긴 뜻을 알게하소서 길목에 서있는 바람 마 종기 한 세월 멀리 겉돌다 돌아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