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많은 점심시간 피해 늦게 만나자 해놓고 그리 늦지않게 나온걸 보면 꽤 보고 싶었던 모양이다. 5월에 한 번 만나고 해를 넘길뻔 했으니 그럴만도 하겠다. 반주로 연태고량주, 안주로 라조위(복어살, 닭고기일땐 라조기, 돼지고기 일땐 라조육으로 불린다) 시켰더니 서비스로 물만두를 준다. 전엔 연태고량주와 팔보채, 짜장면 하나 시켰는데, 이번엔 국물있는 것 하나 더 시켰더니 양이 너무 많아 남겼다. 오랫만에 만나 밥만 먹고 헤어지는 일처럼 싱거운 일이 또 있을까? 두 사람 각자 영화 본지도 며칠 되지않았고, 날씨가 음산해 커피 마시며 시간 보내도 좋겠지만, 그러기엔 시간이 너무 아까워 무작정 걷자고 했다. 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멈춰서서 로버트 프로스트 이게 누구의 숲인지 나는 알 것도 같다. 하기야 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