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달자 2

신 달자- 군중 속의 고독, 가을날

군중 속의 고독 신 달자 슬픔을 가지고 논다 분칠을 벗긴 슬픔 마알갛게 찢은 슬픔은 예쁘다 다정한 슬픔 소리없는 슬픔 빈 주머니 속에서도 만지작거리며 가지고 노는 슬픔 양식보다 더 풍성히 쌓여 슬픔은 부족하지 아니하다 나는 슬픔에게 교태를 부린다 슬픔은 나를 기르며 지배한다 늙지도 않고 새로운 힘으로 태어나는 슬픔 눈물도 아닌 절망도 아닌 치욕도 아닌 오늘 슬픔은 예쁘다 슬픔을 갖고 놀며 슬픔을 잊는다 . . 가을 날 신 달자 순박한 햇살이 나를 둘러서서 무슨 소원이라도 말하라는 것인가 밤새 뒤척이며 끝끝내 풀지 못한 그 대답도 시원히 풀어 준다는 것인가 어떻게 여름을 질러 왔는지 묻지도 않으면서 저렇듯 푸르른 하늘을 욕심껏 품으라는 것인가 용서하십니까 이 가을을 품어도 좋을 내 마음에 순결한 웅덩이 하..

詩와 글 2009.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