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길도시편 15
겨울 바닷가
홍 해리(洪海里)
겨울 바다 쑥돌 해안
보길도 예송리
단 한 개도 주워 가지 말라
네모지게 눈을 부라리는 경고판
바다와 바다 사이
예작도 소도 자개도
반짝이는 하얀 날개
죽지를 퍼덕이며
날아오르려 하고
그 바람에 잠이 깬
잘디잔 파도
쑥돌 해안을 조용히 덮쳐
짜르륵 짜르륵 우는
까만 개구리 무리
수만 마리의 등이 까만
겨울 개구리 소리, 소리
달리고 싶은 그 바닷가
맨발로 달리고픈
그 바닷가.
보길도시편 3
동백꽃
홍 해리(洪海里)
기름기 잘잘 도는 섬 여인네
그녀의 정념보다 더 뜨거운 불
동백꽃이 피우는 불길은
기름 도는 초록빛
그 연기가 바다로 바다로 가서
섬을 만들고
섬마다 동백나무 불을 지펴서
떠도는 나그네 가슴 녹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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