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글

김 기만- 그리움에 대해, 너를 생각하면 언제나,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

opal* 2007. 11. 29. 01:37

  

그리움에 대해

 

                  김 기만

 

기다리면 별이 된단다.
슬픔 한조각으로 배를 채우고
오늘은 쓸쓸한 편지라도 쓰자
사랑하면서 보낸 시간보다
외로웠던 시간이 많았을까
그대 뒷모습
동백꽃잎처럼 진하게
문신되어 반짝이는 내 가슴 구석
노을이 진다 슬프도록
살아서 살아서 슬픈
추억 한줌으로 남아 있는 사랑을 위해
눈감는 저녁 하늘 속에
별 하나가 흔들린다
사람의 뒷모습엔 온통 그리움뿐인데
바람이나 잡고
다시 물어 볼까, 그대
왜 사랑은
함께 한 시간보다
돌아서서 그리운 날이 많았는지...

 

 

너를 생각하면 언제나

 

                      김 기만

 

너를 생각하면 언제나
나는 막차 지나간 역에 홀로 서 있다
시간도 너를 따라 가고
이제 어지럽던 가을도 다시 오지 않는다
그리움들은 지치면 어디로 가서 비가 되어 돌아오는지
너를 생각하면 언제나
길고 긴 비가 내렸다

이제야 이별도 따뜻한 아픔인지 알겠다
이제야 너 없는 아픔도 소중했음을 알겠다

너를 생각하면 언제나
떨리며 너의 하얀 손 놓던 바람 속에 서 있다

아직도 끝없는 이별을 향해
그렇게 먼 여행 중이다
내 가슴은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다

 

                                 김 기만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다.
어느 누구의 가슴 앞에서라도
바람 같은 웃음을 띄울 수 있는
향기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
헤어짐을 주는 사람 보다는
손 내 밀면 닿을 수 있는 곳에서
늘 들꽃 같은 향기로 다가오는
그런 편안한 이름이 되고 싶다.
제일 먼저 봄소식을 편지로 띄워주고
제일 먼저 첫눈이 내린다고
문득 전화해서 반가운 사람
은은한 침묵의 사랑으로 서성이며
나도 몰래 내 마음을 가져가는 사람
아무리 멀리 있어도
갑자기 보고 싶었다며 달려오는 사람
나도 누군가의 가슴에서 그렇게
지워지지 않는 하나의 이름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