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글

김 용택- 가을이 가는구나, 향기, 콩, 너는 죽었다

opal* 2007. 11. 24. 16:52

  

가을이 가는구나

 

                 김 용택

 

이렇게 가을이 가는구나
아름다운 시 한 편도
강가에 나가 기다릴 사랑도 없이
가랑잎에 가을빛 같이
정말 가을이 가는구나

조금 더
가면
눈이 오리
먼 산에 기댄
그대 마음에
눈은 오리
산은
그려지리

 

 

향 기

                김 용 택

길을 걷다가

문득
그대 향기 스칩니다

뒤를 돌아다봅니다

꽃도
그대도 없습니다

혼자

웃습니다

 

 

콩, 너는 죽었다

 

                김 용택

 

콩타작을 하였다
콩들이 마당으로 콩콩 뛰어나와
또르르 또르르 굴러간다
콩 잡아라 콩 잡아라
굴러가는 저 콩 잡아라
콩 잡으러 가는데
어, 어, 저 콩 좀 봐라
쥐구멍으로 쏙 들어가네

콩, 너는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