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바다
강진규
물안개 서서히 내 몸을 비껴간다
수평선 너머로 밀려가면 그만인
그대는
알몸인 채
낮은 목소리 거느리고 다가와 눕는다
늘 내게서 멀어지는 목소리
성글어져 꿈꾸는 시간마다 외롭다
귓전에 속삭이며
온몸으로 부딪치다가 사라질
나는 바다새 울음에 실려, 실려......
흩어지면 다시 그만인 물결 속에
머무르는 내 꿈 속 바다의 영혼들,
영혼들의 슬픈 발자국
달아오른 생애는 지킬 수 없어
넋을 잃고 몸부림쳐도
남김없이 부서져야 하는 시간의 첩첩한 미련.
끓어오르는 물거품 속에
끌어안아 다독이는 시간의 거친 용서,
용서의 발자국
사라지면서 다시 돌아오는
내 마음 속, 내 어머니의 품안 같은
그대, 겨· 울· 바· 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