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이번엔 약이 좀 남았으니 며칠 늦게 다녀와도 되겠어요"
엄마 약 타러 가는 날이 월요일(7일)인데 예약을 변경하여 오후에 다녀 왔다. 오후 시간은 처음이다.
일기 예보엔 오후부터 비가 오겠다더니 아침부터 눈이 내린다. 서울지역에 푸짐한 눈이 내린다.
차를 두고 대중교통 이용, Taxi기사 曰 "아침엔 옆에 정차하려던 차가 눈에 미끄러지며 와 부딪칠뻔 했어요."
사람들이 밀어서 간신히 떼어 놓느라 혼났단다.
병원에 들려 의사 처방전을 들고, 약방 문 열고 들어가니, 女 약사 曰 " 뻥튀기 만한 눈이 내리네요."
"내리는 눈송이 크기가 뻥튀기 만하게 보이시나요?" 물었더니 "예" 대답한다.
"그래요?, 전에 우리 동네 한 엄마는 아들 군 입대 후 눈 내리는 걸 보더니,
'수제비 만한 눈이 내린다'고 해 한 동안을 안주 삼았다"고 얘기 해줬더니 웃어 죽겠단다.
"아닌게 아니라 우리 아들 군 복무 중엔 길에 군인도 많이 눈에 띄더니,
제대 하고나니 길에 군인도 안보이더라구요" 한다. 관심 밖의 일은 누구나 마찬가지 인가 보다.
눈이 많이 내려 운전하기 불안해 엄마 약은 다음에 갖다 드리기로 하고, 며칠 전 며늘이 사준 예쁜옷 size 좀 넉넉한 걸로 바꾸느라
백화점 들르고. 주머니 난로 연료 사러 여기 저기 다니며 뒤져 몇 통 사고, 나간 김에 머리 좀 만지러 미용실에 들려 나오니 날이 어두워졌다.
집에 오니 원우가 잠깐 이모 집에 가고 없다. 나머지 식구들 앉아 저녁을 먹는데 아이 하나 없는게 빈 집 같다.
"이모네 형과 누나 공부 하는데 방해 되는 것 아니니?" 에미한테 물으니 "요즘 방학이라 괜찮아요." 한다.
내 아이 다 크고나니 방학과 거리가 먼 사람, 관심 밖의 일이라 무심결에 나온 말이다.
(오후 7시 경 어두운 시간, 귀가 중 apt 가로등 아래에서 촬영, 후레쉬 사용 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