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일 전에 계룡산 황적봉~쌀개봉 코스를 산행하고 또 다른 코스로 나섰다.
속도 빠른 1진 남자 너 댓명이 구왕리에서 하차하니 낯익지 않은 여인 두 명이 따라 내린다.
2진을 권유함에도 불구하고 고집을 세운다. 다른 산악회에서 1진에 속해 다녔다며 쫓아갈 수 있단다.
2진이라 해도 결코 짧고 만만한 코스가 아니다.(만학재~수정봉~금잔디 고개~삼불봉~자연성릉~관음봉~연천봉~갑사)
1진이 산행할 구왕리 들머리, 멀리 게룡산 능선이 흐릿하다.
2진으로 들머리 만학재에서 산행 시작.
1진이 구왕리에서 만학재까지 타고 넘어 와야 할 봉우리들.
만학재에서 20여분 오르니 능선 뒤에서 아침 햇살이 퍼져 온다.
능선에 오르니 아름다운 노송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조망 좋은 전망대, Sky line을 이루고 있는 자연성릉이 보인다.
(사진에 쓴 진달래 고개는 금잔디 고개로 정정).
금잔디 고개 - 1950년대 큰 산불로 나무가 죽은 자리에 억새가 돋아 가을이 되면
억새 풀이 노랗게 말라있는 것이 마치 금잔디 같다하여 금잔디 고개라 부른다.
내려서기 힘든 절벽을 내려딛고, 된 비알 봉우리를 치고 오르고나서야 힘든 코스를 알게 된다.
수정봉에 올라 처음엔 멋진 노송 가지 사이로 몇 사람만 보이기에 일행 인줄알고, 내려서보니 숫자가 늘어난다.
금잔디 고개와 첫 상면이라 동학사, 갑사 방향에서 올라오는 사람 인줄을 몰랐던 거다.
수정봉 봉우리를 넘고 금잔디고개를 지나 삼불봉에 섰다. 2005년 4월, 계룡산 첫 산행 날은 안개만 보았고,
그해 가을('05.10.)엔 단풍과 어우러진 자연성릉을 보며 반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20일 전엔 황적봉에서 쌀개봉으로. 오늘이 네 번째 산행이지만 코스가 다르니 매번 다른 모습으로 반겨준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전에 안 보이던 능선이 눈에 들어오니 산 타는 맛이 아주 다르다.
같은 산이지만 즐거움은 몇 배. 이래서 다녀온 산도 자꾸 다니게 되나보다.
멀리 백설 사이로 보이는 나목들이 마치 우리 피부의 모공을 뚫고 나오는 체모 같다.
좌측 천황뵹에서 쌀개봉을 지나 관음봉, 문필봉, 연천봉까지 조망되는 삼불봉.
초면인 일행 한 사람이 길을 모른다며 남매탑 위 능선에서 동행을 부탁해 왔다.
수정봉 전부터 앞서거니 뒤서거니 함께 왔었으나 사진 담으며 걷느라 대화를 제대로 못 나눴다.
그녀는 남편과 함께 참석하여 남편은 1진으로 구왕리에서 내렸다는데 삼불봉 오도록 못 만났단다.
"삼불봉에서 관음봉까진 자연 성릉이며 다른 길은 없고, 사진 찍으며 따라 갈테니 관음봉까진 맘놓고 가라" 했다.
휴일 산행이라 좁은 등산로에 등산객이 많아 일렬로 줄지어 걸으니 추월 할 수도 없다.
전에 왔을 땐 반대쪽 관음봉에서 삼불봉을 향해 자연 성릉을 걸었다.
천황봉- 백제 때 상제봉 또는 상봉으로 불리우던 봉우리가 1982년 계룡산의 높이를 수정하면서
최고봉의 상징으로 천황봉으로 부르게 되었다.
쌀개봉 - 디딜방아의 받침대를 쌀개라 하는데 산의 형상이 디딜방아의 쌀개를 닮았다하여 쌀개봉이라 부른다.
삼불봉 - 산의 형상이 마치 세 부처가 앉아있는 것같다 하여 삼불봉이라 부른다.
장군봉 - 산이 장군처럼 위엄이 있다하여 장군봉이라 부른다.
관음봉 - 산의 모습이 후덕하고 자비로운 관세음보살 같다하여 관음봉이라 한다.
문필봉 - 봉우리 형상이 네 자루의 붓을 세워놓은 형상과 같아서,
연천봉 - 봉우리가 하늘에 이어졌다 해서.
황적봉 - 봉우리 형상이 노적가리(한 곳에 쌓아둔 곡식 더미) 같다하여.
백운봉 - 항상 산에 흰 구름이 끼어있다 하여.
관암산 - 산에 갓처럼 생긴 冠岩이란 바위가 있어 관음산, 또는 관바위산이라고도 부른다.
셔터 눌러 가며 관음봉 도착, 자연 성릉을 걷는 동안은 구름이 몰려와 회색 공간을 만들었었다.
먼저와 기다린 일행과 삼거리로 내려딛고, 연천봉 아래에서 갑사 방향 계곡으로 내려딛었다.
계곡길 하산 중 "opal님 아니냐"며 묻기에 쳐다보니 전에 가입했던 cafe 회원 이다,
대형 버스 세 대 되는 많은 회원들 모시고 왔단다.
근교 산을 단체로 산행 한 적은 있지만, 뜻하지 않게 이렇게 먼 곳에서 만나니 더욱 반갑다.
갑사 지나 상가 앞을 지나는데 먼저와 자리잡은 다른 일행이 불러 들인다.
동동주는 못 마시니 안주만 몇 점 집어 먹고 먼저 나왔다.
주차장 도착하여 밥 먹고 나니 눈이 펄펄 내린다. 행복감을 만끽. 산행 소요시간 5시간.
만류를 뿌리치고 굳이 1진 쫓아가겠다던 여인 둘, 너무 힘들어 금잔디 고개에서 갑사로 하산 했단다.
계룡산 산행의 백미는 자연 성릉인데... 고집을 세우더니.
함께 하산 했던 여인의 남편은 그 후 한 시간도 더 지난 시간에 와서 하는 말,
"잘 걷지도 못하는 여인 둘 맡아 고생이 이만 저만 아니었다,
하도 답답해 금잔디 고개에서 내려 보내고 자연성릉으로 왔다" 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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