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자꽃,
은꿩의 다리.
까치수영.
들꽃처럼
조 병화
들을 걸으며
무심코 지나치는 들꽃처럼
삼삼히 살아갈 수는 없을까
너와 내가 서로 같이 사랑하던 것들도
미워하던 것들도
작게 피어난 바람에 산들산들
삼삼히 흔들릴 수는 없을까
눈에 보이는 거, 지나가면 그뿐
정들었던 사람아, 헤어짐을 아파하지 말자
들꽃처럼, 들꽃처럼, 실로 들꽃처럼
지나가는 바람에 산들산들
아무것도 없었던 거처럼
삼삼히, 그저 삼삼히...
여로.
말나리.
이질풀,
원추리.
갈퀴나물,
병조회풀,
며느리 밥풀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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