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단풍

세미원, 연꽃-오 세영, 蓮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서 정주, 수련-조 병화

opal* 2009. 8. 7. 22:57

 

세미원에서

 

 

 

 

 

 

 

 

 

 

 

 

 

 

 

 

 

 

 

 

 

연꽃

 

                                      오 세영

 

불이 물 속에서도 타오를 수

있다는 것은

연꽃을 보면 안다

물로 타오르는 불은 차가운 불,

불은 순간으로 살지만

물은 영원을 산다.

사랑의 길이 어두워

누군가 육신을 태워 불 밝히려는 자 있거든

한 송이 연꽃을 보여 주어라 .

닳아 오르는 육신과 육신이 저지르는

불이 아니라

싸늘한 눈빛과 눈빛이 밝히는

불,

연꽃은 왜 항상 잔잔한 파문만을

수면에 그려 놓는지를.

 

 

 

 

 

 

 

 

 

 

 

 

 

 

 

 

 

 

 

 

 

 

連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서 정주 

섭섭하게,
그러나
아조 섭섭치는 말고
좀 섭섭한 듯만 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蓮꽃
만나러 가는
바람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엊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 아니라
한두 철 전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수련(睡蓮)

 

                                    조 병화

 

하늘이 내려와 노는 물 위에

여인의 나체처럼 떠 있는 꽃

 

바람이 흐르는 수면이 출렁거리며

온종일 햇빛으로 목욕을 한다

 

열린 몸

가는 미소

 

마냥 인기척 없는 하얀 대낮

천국인가, 낙원인가, 할 때

호호이 호이, 하늘을 가르며 지나가는

꾀꼬리 소리

"뭘 그리 생각합니까, 그건 수련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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