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단풍

호매실에서, 양귀비꽃-오 세영. 홍 해리, 김 오민, 임 보.

opal* 2009. 6. 7. 00:37

 

 민들레씨,

 

 꽃양귀비.

 

 

양귀비꽃

 

                                         오 세영

 

다가서면 관능이고
물러서면 슬픔이다.
아름다움은 적당한 거리에만 있는 것.
너무 가까워도 너무 멀어도
안된다.
다가서면 눈 멀고
물러서면 어두운 사랑처럼
활활
타오르는 꽃.
아름다움은
관능과 슬픔이 태워 올리는
빛이다

 

 

 

 

 

양귀비꽃

 

                               홍 해리

 

얼마나 먼 길을
달려왔기로,

새빨갛게 달아올라
넋을 놓는가.

귀 따갑게 쏟아지는
한낮의 햇살,

널 끌어안고
만신창이 만신창이 불타고 싶어라

 

 

 

 

양귀비꽃

 

                                     김 오민

 

세상사람들이 저를 보고

가장 아름답다고

가장 매혹적이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더러는

지나치게 화려하여

요사스럽다고

시기하고 질투까지 하는데

누구한테 뽐낸일 조차 없이

나는 그저 가만히 있었을 뿐인데요

 

아름답고 매혹적인 것이

어디 내 죄인가요

 

 

 

 

양귀비꽃

 

                                                임 보

 

로마근교의 이른 아침

개의 고삐에 매달린 소년과 소녀

푸른 초원위에서 입술이 뜨겁다

양귀비꽃들이 벌떼처럼

잉잉거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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