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

청포도, 하늘공원

opal* 2009. 10. 8. 12:40

 

지난달 모임에서 얘기했던 대로 어제 문자가 왔다.

"지난달에 모였던 ㅇㅇ동 ㅇㅇ갈비집으로 12시 30분까지."

"요즘같이 좋은 날씨에 또 갈비집 실내에서? 하늘공원 억새도 볼만 할텐데, 거리도 멀지 않고."이미 정해진 약속이긴 하지만 날씨가 좋아 바로 답신을 보내고 나니 벨이 울린다.

 

"얘ㅇㅇ야, 거기 어떻게 가야하는거니? 난 내일 일이 있어 참석을 못하는데."

"6호선 전철로 갈아타고 월드컵 경기장에서 내리라고 문자 다시 보내면 돼,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할께.'전화 끊고나니 바로 문자가 다시온다.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역으로 변경... "

 

가까운 거리라 뜨거운 물과 따끈한 홍삼차, 과일등을 준비하여 약속시간 맞춰 차를 갖고 나가 주차장에 세우고 역으로 마중가니 도착한 친구도 있고 아직 도착못한 친구도 있다. 한 친구가 늦도록 안 와 전화하니 먼저온 문자만 받고, 변경된 문자를 못받아 혼자 갈비집에서 기다리고 있단다.

 

자초지종 이야기 해주고 기다리고 있을테니 이쪽으로 오라하고 음식점으로 향하니 모두들 좋다고 난리다. 이곳을 와 본 친구도 있고 몇 십년을 서울에 살고 있으면서도 직장생활 하느라 한 번도 못 와본 친구도 있다. 주문한 음식이 나올무렵 늦는 친구한테서 역에 도착했다는 연락이 와 다시 마중, 

 

해물찜과 해물탕을 주문하며 갈비보다 훨씬 낫다며 이구동성, 그 소리에 힘입어 "장소 바꾸자고 어제 내가 갑자기 얘기 해놓고 걱정했는데 어떠니?"

"너무 잘했다. 오늘 날씨도 좋고 음식도 갈비보다 훨씬 낫다."

모두들 맛나게 먹고 하늘 공원을 향한다.

 

차안에 준비된 과일과 음료수 보따리 꺼내 나눠 들고 겨우 300개의 계단을 지그재그로 오르는데, 계단 오르기 힘들다는 친구, 처음 와보니 너무 좋다는 친구, 장소가 좋으니 다음에도 이곳에서 만나자는 친구...

 

흰구름이 적당히 무늬를 놓은 전형적인 파아란 가을하늘 아래 축제 준비로 한창 바쁜 하늘공원, 넓은 억새밭 사이로 난 좁은 길 따라 이리 저리 걷다 하얀 파라솔 아래 탁자 둘레로 둥굴게 앉아 과일과 차 한잔씩 나누니  소풍나온 애들처럼 깔깔대며 좋단다. 시원한 바람 맞으며 넓은 곳에 앉아 있으니 마음까지 넓어진단다.

 

가시거리가 길어 사방의로의 조망이 시원스럽다. 시커멓던 한강물이 오늘따라 하늘빛 닮아 푸른 물이 발 아래서 출렁이고 고층빌딩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서쪽으로 바라보니 인천까지 보인다. 방화대교 바라보며 여기저기 설명하다 빙둘러가며 가르쳐 줬다. 북한산이 골짜기까지 다 보이도록 가깝고 관악산이 옆에서 손짓한다.

 

바위가 하얗게 들어난 북한산을 가르키며 친구가 묻는다. "얘, 넌 저렇게 높은 산을 올라다니는 거니?" "그럼, 저보다 더 높은 곳도 다니지.""아이구머니나 무섭지도 않아? 난 무릎이 아파서 산은 꿈도 못꿔.""무섭긴 뭐가 무서워, 그러니까 위험한 곳은 늘 조심하며 다니지. 그저께도 무박으로 설악산 가서 열 시간 걷고 와 지금 종아리가 말도 못하게 아퍼."

 

해가 기울도록 한참을 수다 떨고 일어나 다시 억새밭 둘레를 돌아 귀가를 서두른다. 서울에 살다 나이먹어 한적한 지역으로 이사를 해 사는 곳도 여기저기로 흩어졌다, 화성, 용인, 분당, 구리.

 

한 친구 다음에도 이곳에서 만나자 하니 다른 친구가 너무 멀다 한다. "그것 좀 봐라 나는 몇 년 동안 매달 얼마나 먼곳에서 다니고 있는지를 이제 알겠니? 그러니까 너희들도 어디가 되던 장소 탓하지 말고 열심히 나와. 알았지? 다음에 만나자~~~"

 

높은 곳에내 내려다보며 전철 타는 곳 길 알려 주고 혼자 주차장으로 향했다. 즐겁고 행복한 하루 감사드리며 강변따라 달리니 금방 집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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