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글

정 호승- 꽃지는 저녁, 수덕사 역

opal* 2009. 6. 1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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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지는 저녁

 

                                     정 호승

 

꽃이 진다고 아예 다 지나
꽃이 진다고 전화도 없나
꽃이 져도 나는 너를 잊은 적 없다
지는 꽃의 마음을 아는 이가
꽃이 진다고 저만 외롭나
꽃이 져도 나는 너를 잊은 적 없다
꽃 지는 저녁에는 배도 고파라

 

  

수덕사 역

 

                                     정 호승

 

꽃을 버리고 기차를 타다

꽃을 버리고 수덕사 역에 내리다

 

수덕사로 달팽이 한 마리 기어가다

수덕사로 개미 한 마리 기어가다

 

해는 저물고

수덕사로 가는 눈길

발은 없고 발자국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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