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넘게 출 퇴근하다 시피 다니다 퇴원수속 밟기 위해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서둘러 나섰다.
내과 과장님 만나 퇴원 얘기 나누니 영양제 알부민 하나 놔드리겠단다.
집에 가면 골고루 드실 수가 없을 테니 그러라하고 집에 가서 드실 약까지 아주 처방 해달라 했다.
12시 면회 때 산소 호흡기 제거하며 상태를 살핀 후 코에는 음식물 들어가는 줄,
팔에는 영양제와 링거 주사액을 줄줄이 매단 채
오후 2시가 지나 앰블런스 타고 집으로 향하는데 전화가 온다. 받아보니 중환자실 담당 간호사,
처방된 약을 깜빡 잊고 안 준 것이다. 차는 이미 고속도로를 들어서서 달리고 있는데.
서초IC나 양재IC는 정체현상으로 차들이 꽉 차있어 '만남의 광장'까지 달려가 턴하여
병원(장한평 ㅂㄹㅇ병원)까지 되돌아 가 약을 받아 출발하며 보니 약이 갈려지지 않은 정제로 그냥있다.
기사님한테 다시 병원으로 가 달라하여 들어가 약을 가루로 만들어 나왔으나
그래도 약 한 가지는 여전히 갈리지 않은게 섞여 있다.
드시는 음식물이나 물에 타서 코로 주입해야 하는 것 잘 알면서도 어떻게 그대로 줄 수가 있는 건지
한심한 의료진들의 무성의한 태도가 참으로 못마땅하기 짝이 없다.
병원에 처음 발 들여 놓을 때 119구조대에 의해 근처 병원으로 이송되었다가,
집 근처 병원은 중환자실이 없다기에 먼곳으로 옮겨지게 되었다.
병원이 멀어 한 번 면회 20분간 보기위해 전철로 왕복 4시간이 걸린다. 병원을 옮길 때마다 검사해야 한다며
환자를 자꾸 힘들게 하기에 차라리 보호자가 불편을 감수하겠다 하고 그냥 모시게 된 것이다.
오늘 낮 면회시간엔 아들 딸 얼굴 모두 알아보시고 이름을 부르시니 얼마나 예쁜 모습인지...
얼굴을 쓰다듬다 귀에 손이 닿으니 아프다고 하시기에 귀를 젖혀보니
코로 들어가는 산소 통로인 귀에 걸린 비닐 줄이 닿은 자리가 헐어 피가 나고 있었다.
우리네 하루만 안경을 착용해도 저녁 때는 귀가 아픈데
열흘 동안을 줄을 매달고 누워있는 동안 한 번도 봐 드리질 않아 피부가 헐어 피가 나고 있었으니...
한심한 짓이 한 두가지가 아닌 걸 볼 때면 그냥 얼른 들쳐업고 뛰어나가고 싶기만 하다.
어제 같은 경우엔 음식물 넣어드린다며 상체 쪽 침대를 올리는데
침대가에 묶인(코줄 빼실까봐 묶어 놓은) 손이 사이에 낀 채로 올라가고 있었으니... 얼마나 아팠을까?
환자는 물론 아프다고 표현했지만 발음이 분명치 않으니 간호사는 얼른 알아듣질 못한다.
보호자가 환자를 볼 수 있는 시간은 하루 24시간 중 면회시간에만 잠깐 볼 수 있다.
병을 낫게 하기 위해 환자를 맡기긴 했으나, 환자는 말을 정확하게 표현 할 수가 없으니
하루 종일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큰동생 집에 도착하여 뉘어 드리니 몸도 마음도 편해 보인다.
영양제 병은 용량이 적으니 다 들어갔고, 코에 달린 줄로 음식물과 약까지 다 넣어드린 후
저녁 먹고 집으로 오는 중 동생한테서 전화가 온다.
"어디서 나왔는지 팔과 몸에서 수액이 나와 옷이 다 젖어 몸에 들어가고 있던 주사바늘을 뽑았다"고 한다.
병원에서도 그런 일이 있어 팔과 다리쪽 두 군데 침대시트가 젖은 것을 보호자가 발견하고 시트를 바꿨었고,
환자복도 일주일이 지나도록 갈아 입히질 않아 일부러 부탁하여 겨우 갈아 입혀 드렸었다.
일반 병실이 아닌 중환자실이라 보호자가 어떻게 마음대로 할 수가 없었다.
집으로 모시니 마음이 어찌나 편한지,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한결 가볍다.
역 마다 다 정차하는 전철이 불편해 기차를 이용했다.
전철로 열 일곱 번만에 정차 할 역을 기차는 논스톱으로 한 번에 도착하니 많은 시간이 단축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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