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천봉에서, 어짜피 눈雪 구경하러 나온 날이라 오늘은 산행을 접고, 시간과 마음의 여유를 갖고 눈 속에 푹 빠져 보았다.
그러나 날씨가 도와주질 않는다. 아래에선 잘 보이던 산이 올라와 보니 정상 부근은 구름 속에 갇혀 있다.
날씨가 쾌청해야 눈 색갈도 더 희게 보이며 아름다울텐데... 아쉬움이 크다.
여기 저기 사진 작가들이 많이 보인다.
세찬 바람에 구름이 쫓겨나며 잠시 하늘을 보여주다 이내 다시 감추고,
다시 하늘을 보여주다 감추기를 반복한다.
잠깐 잠깐 벗겨지는 구름과 세찬 바람에 날리는 눈꽃.
스키어들과 등산객들로 붐비는 설천봉.
향적봉을 향해 오르는 길목엔 눈이 더 많이 쌓여 등산객들의 한 옥타브 올라간 환호성 소리가 여기 저기서 들린다.
'날씨가 쾌청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다 '그래도 눈이 내리지 않아 이런 모습이라도 볼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로 바꾸니 행복 만땅~!!!
눈雪을 뒤집어 쓴 주목나무.
녹용 모습으로 변한 작은 나뭇가지.
능선을 바라본 모습. 산 아래에서 위를 바라볼 때 산 전체가 하얗게 보이더니...
잠시 구름이 벗겨지고 햇살이 비추니....
맑게 비치는 햇살을 이대로 잡아둘 수 있으면 좋으련만...
향적봉이 잘 보이는 바위 전망대에서 모진 바람과 대적하며, 구름 날아가고 햇살 퍼지기를 잠시 서서 기다렸다.
산행 중 이라면 사진 찍기위해 때를 기다린다는 것이 어림없는 생각이겠으나 오늘은 혼자 유유자적하게 덕유산을 음미할 생각이라 편하다.
역쉬~ 기다린 보람이 있어 잠시 구름이 벗겨지며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이 나타난다.
위로 보이는 봉우리가 우리나라 남한에서 한라, 지리, 설악 다음으로 네 번째 높은 해발 1614m의 덕유산 향적봉 이다.
햇살이 잠시 비치는 때를 놓칠세라,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니 멀리 구름 위로 살짝 초승달 모습으로 남덕유산이 보인다.
지척에 있는 삿갓봉 정상에서 처음으로 마주하며 웅장한 모습에 가슴 설레고, 바로 오르지 못해 아쉬했던 (2006.2) 남덕유산,
구름 속으로 나마 잠시 얼굴을 보여줘 얼마나 반가운지...쭈-욱 Zoom in. 손이 시려워 작은 카메라 작동 시키기도 힘들다.
잠시 구름 걷히고 향적봉이 잘 보이니 사진 찍는 이들이 모여들고, 잘 보이던 봉우리에 다시 구름이 모여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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