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수문장 교대식과 샤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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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립 미술관 가는길에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수문장 교대식이 있었다. 

덕수궁 수문장 교대식은 여러번 보았지만 그래도 기회가 되었기에 끝나도록 지켜 보았다.

 

 

 

 

 

 

 

 

 

 

 

 

 

 

 

 

15분간 거행되는 교대식 끝난 후 덕수궁 돌담길 따라 시립 미술관으로, 보도에 깔린 디자인과 그림.

 

 

서울 구 대법원 청사,  등록 문화재 제 237호. 우리나라 최초의 재판소가 있던 자리로 광복 후 대법원으로 사용되었다.

현재는 서울 시립 미술관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아치형 현관이 특징적인 전면부를 보존하여 건축적 , 역사적 가치가 높다.

 

 

 

 

 

 

 

 

 

 

무용

 

문학

 

연극

 

 

 

 

 

 

 

 

 

 

 

 

 

두 비둘기  1925

 

밈네르모스의 인용문 삽화  1967

 

사포의 인용문 삽화  1967

 

삽화 7  1948

 

삽화 12 1948

 

다프니스와 클로에, 권두삽화 1961

 

믈로에의 키스 1961

 

여름낮 1961

 

클로에 1961

 

다윗과 밧세바 1956

 

천사 1956

 

아브라함과 사라 1956

 

 

전시회 관람 마친 후 저녁 식사.

 

                                                                                                           교보빌딩에 걸린 싯귀

젠장, 이런식으로 꽃을 사나

 

                                                                                                   이 진명

 

우이동 삼각산 도선사 입구 귀퉁이, 뻘건 프라스틱 동이에 몇 다발 꽃을 놓고 파는데가 있다.

산 오르려고 배낭에, 도시락까지 싸오긴 했지만 오늘은 산도 싫다.

예닐곱 시간씩 잘도 걷는 나지만, 종점에서 예까지 삼십분을 걸어왔으니 오늘 운동은 됐다 그만두자

산이라고 언제나 산인 것도 아니지. 젠장, 오늘은 산도 싫구나

산이 날 좋아하는 것도 아니니, 도선사나 한 바퀴 돌고 그냥 내려가자

그런 심보로 도선사 한 바퀴를 돌고 내려 왔는데, 꽃 파는 데를 막 지나쳤는데,

바닥에 지질러 앉아 있던 꽃 파는 아줌마도 어디 갔는데...

 

꽃, 꽃, 꽃이로구나 꽃이란 이름은 얼마나 꽃에 맞는 이름인가?

꽃이란 이름 아니면 어떻게 꽃을 꽃이라 부를 수 있었겠는가?

별안간 꽃이 사고 싶다.

꽃이 아니면 무엇을 산단 말인가?

별안간 꽃이 사고 싶은 것 그것이 꽃 아니겠는가?

몸 돌려 꽃 파는 데로 다시 가 아줌마, 아줌마 하며 꽃을 불렀다

휜 소국, 노란 소국, 자주 소국...흰 소국을 샀다. 별 뜻은 없다.

흰 소국이 지지분히 널린 집안을 당겨줄 것 같았달까? 집안은 무슨

지저분히 널린 자기 자신이나 좀 당기고 싶었겠지

당기긴 무슨, 맘이 맘이 아닌 이 즈음의 자신이나 좀 위로코 싶었겠지

자기위로 잘 났네! 자기 위로! 개 살구에 뼉다귀

그리고...

위로란 남이 해 주는게 아니냐?

어쨓든,

흰색은 모든 색을 살려 주는 색이라니까 살아보자고...

색을 산 건 아니니까 색 갖고 힘을 쓰진 말자.

그런데...

이 꽃 파는 데는 절 들어갈 때 사 갖고 들어가 부처님 앞에 올리라고 꽃 팔고 있는 데 아닌가?

부처님 앞엔 얼씬도 안 하고 내려와서 맘 같지도 않은 맘에게 안기려고 꽃을 산다고라?

웃을 일,

하긴, 부처님도 항상 빙그레 웃고 계시더라

부처님! 다 보이시죠? 꽃 사는 이 미물의 속?

그렇지만, 다른 것도 아니고 꽃이잖아요. 부처님도 이뻐서 늘 무릅 앞에 놓고 계시는 그 꽃이요

헤헤... 오늘은 나한테 그 꽃을 내어 주셨다 생각하세요.

맘이 맘이 아닌 중생을 한번 쓰다듬어 주셨다 생각하세요.

부처님 나 주신 꽃을 들고 내려 갑니다.

젠장, 이런 식으로 꽃을 사다니...덜 떨어진 꼭지여

비리구나 측은쿠나 비리구나 멀구나

 

 

샤갈 전을 보고나니 시인 김 춘수님의 시가 생각난다.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김 춘수

 

샤갈의 마을에는 삼월에 눈이 온다

봄을 바라고 섰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은 정맥이

바르르 떤다

바르르 떠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은 정맥을 어루만지며

눈은 수천 수만의 날개를 달고

하늘에서 내려와 샤갈의 마을의 지붕과 굴뚝을 덮는다

삼월에 눈이 오면

샤갈의 마을의 쥐똥만 한

겨울 열매들은

다시 올리브빛으로 물이 들고

밤에 아낙들은

그해의 제일 아름다운 불을 아궁이에 지핀다

 

 

處容 斷章 처용 단장

 

                                                                    김 춘수

 

3월에도 눈이 오고 있었다

눈은

라일락의 새 순을 적시고

피어나는 山茶花를 적시고 있었다

미처 벗지못한 겨울 털옷 속의

일찍 눈을 뜨는 남쪽 바다

그날밤 잠들기 전에

물개의 수컷이 우는 소리를 나는 들었다

3월에 오는 눈은 송이가 크고 

깊은 수렁에서 처럼

피어나는 산다화의  

보얀 목덜미를 적시고 있었다.

                                                           시집 <처용> 19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