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글

신달자 - 내 나이를 사랑한다, 너의 연인이 되기위해, 백치애인, 부끄러운 고백

opal* 2015. 1. 11. 14:15

 

 

 

내 나이를 사랑한다

 

                                          신달자

 

지금 어렵다고 해서

오늘 알지 못한다고 해서

주눅들 필요는 없다는것

 

그리고 기다림 뒤에 알게 되는 일상의 풍요가

진정한 기쁨을 가져다 준다는 것을 깨닫곤 한다.

 

다른 사람의 속도에 신경쓰지 말자

중요한 건 내가 지금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내가 가진 능력을 잘 나누어서 알맞은 속도로 가고 있는 것이다

 

나는 아직도 여자이고 아직도 아름다울 수 있고

아직도 내일에 대해 탐구해야만 하는 나이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 나는 아직도 모든 것에 초보자다

그래서 나는 모든 일을 익히고

사랑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현재의 내 나이를 사랑한다

인생의 어둠과 빛이 녹아들어

내 나이의 빛깔로 떠오르는

내 나이를 사랑한다

                                                                   -신달자의 에세이 중-

 

 

너의 연인이 되기 위해

 

                                                      신달자

 

네가 누군지 잘 모르지만

너의 연인이 되기 위해

오늘 나는 꽃 이름 하나를 더 왼다

달빛 잠기는 강을 바라보며 아름다운 시구를 욀 때 

내 눈은 더 깊어지고 그 만큼 세상을 더 안아들이면

너는 성큼 내 앞에 다가서게 될까

 

네가 누군지 잘 모르지만

너의 연인이 되기 위해

오늘 나는 별 이름 하나를 더 왼다

바람부는 숲에서 새소리를 들으며 내가 마음으로 노래 부르면

내 발 앞에 꿈꾸던 낙원이 열리고 그만큼 평화로운 세상 안아들이면

너는 성큼 내 앞에 다가서게 될까

 

 

백치 애인

 

                                                         신달자 

 

나에게는 백치애인이 있다
그 바보됨됨이가 얼마나 나를 슬프게 하는지 모른다
내가 얼마나 저를 사랑하는지 모른다
별볼일 없이 정말이지 우연히 저를 만날까봐서
길거리의 한 모퉁이를 지켜 서서 있는지를 그는 모른다
제 단골다방에서 다방 문이 열릴 때마다
불길 같은 애수의 눈물을 쏟고 있는지를 그는 모른다
또는 시장 속에서 행여 어떤 곳에서도
네가 나타날 수 있으리라는 착각 속에서
긴장된 얼굴을 하고 사방을 두리번거리는
이 안타까움을 그는 모른다

 

밤이면 네게 줄 편지를 쓰고 또 쓰면서
결코 부치지 못하는 이 어리석음을
그는 모른다. 그는 아무것도 모른다
적어도 내게 있어서는 그는
아무것도 볼수없는 장님이며
내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 귀머거리며
한 마디도 하지 않으니 그는 벙어리다.
바보애인아

 

 

부끄러운 고백

 

                                                                신달자

 

(1)
날이 저물면
네 얼굴이 커져서
날이 저물면
하늘에 걸리다
날이 저물면
노을이 되어서

 

(2)
하루가 저물 듯
우리의 삶
이렇듯 저물어 갈지니
사랑하는 사람아
저무는 두 마음
노을로나 타올라
그대와 섞이고 싶어

 

(3)
처음이다
이토록 유순한 순종은
처음이다
오늘은 산너머 산도
그대 가슴이다
어디를 걸어도
그대 발길에 나는 밟힌다
닿지 않아도 가슴 으깨어지는
이 기쁜 파열

(4)
아내와
마주 앉아 있을까
아이들과
옛날 얘기 즐기고 있을까
읽던 책 덮고
문득 바라보는 하늘
대낮의 별소나기

(5)
당신은 하나인가
하늘에도
나무에도
바람 속에서도
터벅터벅 걸어나오는
당신은 몇인가
눈감아도 피할 수 없는
수천 수만 번식하는
당신은 균인가

(6)
일시에
세상에 갖고 싶은 것이 없었다
첫날에 한시간을 만나고
한달을 행복했다
그러나 어느 날
두시간을 만나고
두시간만을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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