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낮엔 손녀딸 데리고 행주산성 다녀온 후 딸네 식구들까지 오니 집안이 북적북적,
외할머니를 위해 밀가루 대신 쌀가루로 호두 등 맛있는 재료로 치즈케익을 만들어 온 작은 외손녀,
학교에선 성적도 좋은데다 아침이면 제일 먼저 등교하여 교실 청소도 잘한다는,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모범생인 중학생.
지난해 여름 교복이 너무 짧아 불편하여 체육복을 입고 등교, 긴머리가 불편하다며 짧게 자르고,
귀걸이 하고 싶어 귀도 뚫더니 이번엔 머리가 더 짧아지고 피어싱까지 했다.
물론 등교시에는 귀걸이나 피어싱은 하지 않는단다.
"학교 선생님들께선 뭐라하지 않으시더나?" 물으니
어느 선생님은 "개성이 뚜렷해서 좋다"는 분도 계시고
"너는 여학생이 그게 뭐냐?" 며 나무라며 "넌 성적이 좋으니 그냥 봐주겠지만
더이상은 지나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고 하신단다.
남학생보다 짧은 헤어 스타일은 외할머니 눈도 휘둥글게 했지만,
"언제 또 이렇게 해보겠어요, 어릴 때 한 번 해보는거죠 뭐." 하기에
"그래도 우리 ㅇㅇ이는 두상이 예뻐서 잘 어울린다" 고 해 주었다.
"고등학교 진학 때 까진 많이 길어지겠지?" 했더니 기숙사 있는 학교에 가고 싶단다.
"그럼 이 나라 저 나라 일곱나라로 다니며 공부하는 미ㄴㄹㅂ 대학엘 가보렴" 했더니
"내 성적으로 될까요?" 한다.
"앞으로 삼년 남았으니 그동안 열심히 해보면 될 수도 있겠지?" 희망을 주었다.
저녁 식사 후 아들 내외들은 처가로, 친정왔던 딸은 집으로 모두들 제 자리 찾아가니
집안 분위기는 금방 썰렁해진다.
깐마늘을 안팔던 우리네 세대들은 당연히 직접 까먹으며 살아 왔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깐마늘이나 다져놓은 마늘을 구입하곤 한다.
선물 들어온 마늘 한 접이 있어 두 내외 마주 앉아 오랜만에 일다운 일 한 번 해봤다.
내가 살림하던 때에는 먹을 때 바로 바로 조금씩 까서 사용했지만,
이번엔 양이 많아 물에 불려 껍질을 까니 한결 수월하게 까진다.
몇 봉투에 나눠 담아 놨으니 몇 달은 편히 먹을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