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自畵像)
윤동주
산모퉁이를 돌아 온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쳐지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 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는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코스모스
윤동주 (1938~45)
청초한 코스모스는
오직 하나인 나의 아가씨.
달빛이 싸늘히 추운 밤이면
옛 소녀가 못 견디게 그리워
코스모스 핀 정원으로 찾아간다.
코스모스는
귀또리 울음에도 수줍어지고,
코스모스 앞에 선 나는
어렸을 적처럼 부끄러워지나니,
내 마음은 코스모스의 마음이요,
코스모스의 마음은 내 마음이다.
'240926(목) 푹 쉬기
그제는 산행, 어제는 모임으로 늦은 시간에 귀가, 하루 종일 푹 쉬며 사진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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