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250128(화) 섣달 그믐 칼 바람

opal* 2025. 1. 28. 18:32


'250128(화) 섣달 그믐 칼바람 

조상님 모시는 명절 준비로 큰댁 다니는 몇 십년 동안은 섣달 그믐이 항상 바빴지만, 태어나는 순서는 있어도 떠날 땐 순서가 없다더니 결혼 생활 50여년 세월 지나 아우 먼저 형님 나중 두 분 모두 같은 해에 작고, 두 집 모두 각자 당대의 일로 변해 미리 성묘 다녀오니 오히려 여유가 생겼다. 

어두운 구름 층이 두꺼워 음산한 날씨에 와 닿는 바람이 매섭다고나 할까?
다른 지역에선 대설 주의보 대로 적설량이 많아 교통사고 소식도 많은데 이곳은 살짝 내려 집 주위는 눈이 다 녹고 산에만 조금 쌓였다.


낮시간에 나선 산책길 오르막에 몸은 후끈대나 뺨에는 칼바람이 스친다. 눈 살짝 덮힌 130개의 긴 내리막 계단엔 녹지 못하고 얼어붙은 눈으로 미끄러질까 긴장되는 발걸음,
반복되는 오르 내림의 연속길 걷다 다시 살짝 내린 눈이 발자국에 다져져 미끄러운 긴 오르막에 힘이 들어 등줄기에 땀이 후줄근 배어 나와 쉬엄 쉬엄, 휴대폰 꺼내 들고 사진 찍는 일도 잠깐 잠깐 쉬기에는 도움이 된다.

눈이 하얗게 덮힌 헬기장 지나 태극기가 있는 정상에서 반대쪽 내리막길부터 아이젠 착용, 바닥이 고르지 않아 딛기는 힘들지만 엉거주춤한 몸짓으로 살금살금 걷기 보다는 반듯하게 걸으니 마음 펀하다.

 


마스크 착용으로 입김이 서려 안경은 미착용, 마스크는 겨우 입만 가리고 코는 내어 놓고 깊은 숨쉬며 맑은 공기를 폐 속 깊숙히 맘껏 들이 마신다. 마스크 속 입은 위 아래 치아로 입술을 지긋이 물어 앙 다무니 코 평수 넓어지고 온전히 코로만 숨을 쉬니 찬바람에 자극 받은 코에선 쉴 새 없이 노폐물을 배출 시킨다. 땀은 오르막에서만 배출되나 코로 나오는 노폐물은 산 한 바퀴 다 돌도록 나와 다 걷고 나니 몸이 개운하고 가슴 속까지 상큼해 진다.


마실 물은 뜨거운 물과 찬 물 준비 했으나 정상에서의 칼바람은 물 마실 기회를 허락하지 않는다. 긴 내리막 길도 편안히 딛는 발걸음은 아이젠으로 인해 더 씩씩하다.
오늘도 산둘레 한 바퀴 돌고 130계단 올라 작은산 꼭대기 긴의자에  앉아 심호흡으로 마무리 한다. 북풍한설에  손과 발은 얼었지만 걸을 수 있어 오늘도 행복하였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