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도현 - 가을엽서, 간격, 가을의 전설 .. 가을 엽서 안 도현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 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 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간격.. 詩와 글 2011.11.17
안 도현 - 가을산, 가을 오기 사흘 전쯤, 사랑하지 않는자 모두 유죄. 가을산 안 도현 어느 계집이 제 서답을 빨지도 않고능선마다 스리슬쩍 펼쳐놓았느냐 용두질이 끝난 뒤에도 식지 않은, 벌겋게 달아오른 그것을햇볕 아래 서서 꺼내 말리는 단풍나무들 가을 오기 사흘 전쯤 안 도현가을 오기 사흘 전쯤 바람이 어제의 바람이 아니어서 우우우우우우우 먼산의 붉은 잇.. 詩와 글 2010.10.15
철쭉꽃- 안 도현, 정 영자, 정 양의, 고 정희, 우 미자, 김 광원. . 철쭉꽃 안 도현 그대 만나러 가는 길에 철쭉꽃이 피었습니다 열 일곱 살 숨가쁜 첫 사랑을 놓치고 주저 앉아서 저 혼자 징징 울다 지쳐 잠든 밤도 아닌데 회초리로도 다스리지 못하고 눈물로도 못 고치는 병이 깊어서 지리산 세석 평전 철쭉꽃이 먼저 점령 했습니다 어서 오라고 함께 이 거친 산을 넘.. 詩와 글 2009.04.24
안 도현- 철쭉꽃, 간절함에 대하여, 연탄 한 장. 철쭉꽃 안 도현 그대 만나러 가는 길에 철쭉꽃이 피었습니다 열일곱 살 숨가쁜 첫사랑을 놓치고 주저앉아서 저 혼자 징징 울다 지쳐 잠든 밤도 아닌데 회초리로도 다스리지 못하고 눈물로도 못 고치는 병이 깊어서 지리산 세석평전 철쭉꽃이 먼저 점령했습니다 어서 오라고 함께 .. 詩와 글 2008.05.08
안 도현 - 독거, 병어회와 깻잎, 독거 안 도현 나는 능선을 타고 앉은 저 구름의 獨居를 사랑한다 염소떼처럼 풀을 뜯는 시늉을 하는 것과 흰 수염을 길렀다는 것이 구름의 흠이긴 하지만, 잠시 전투기를 과자처럼 깨물어 먹다가 뱉으며, 너무 딱딱하다고, 투덜거리는 것도 썩 좋아하고 그가 저수지의 빈 술잔을 채워주는 데 인색하지 .. 詩와 글 2008.02.18
안 도현- 진흙메기, 매생이국, 안동식혜. 갱죽, 무우 말랭이, 돼지고기 두 갱 죽 안 도현 하늘에 걸린 쇠기러기 벽에 엮인 시래기 시래기에 묻은 햇볕을 데쳐 처마 낮은 집에서 갱죽을 쑨다 밥알보다 나물이 많아서 슬픈 죽 훌쩍이며 떠먹는 밥상 모서리 쇠기러기 그림자가 간을 치고 간다 공양 안 도현 싸리꽃을 애무하는 산(山)벌의 날갯짓소리 입곱 근 몰래 숨어 퍼뜨리는 .. 詩와 글 2008.01.29
안 도현 - 겨울 숲에서, 사랑한다는 것, 너에게 묻는다 겨울 숲에서 안 도현 참나무 자작나무 마른 잎사귀를 밟으며 첫눈이 내립니다 첫눈이 내리는 날은 왠지 그대가 올 것 같아 나는 겨울 숲에 한 그루 나무로 서서 그대를 기다립니다 그대를 알고부터 나는 기다리는 일이 즐거워졌습니다 이 계절에서 저 계절을 기다리는 헐벗은 나.. 詩와 글 2007.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