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글

이 해인 - 황홀한 고백, 사랑하는 것은.

opal* 2007. 1. 28. 08:20

  

황홀한 고백

 

                           이 해인

 

사랑한다는 말은

가시덤불 속에 핀

하얀 찔레꽃의 한숨 같은 것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은

한 자락 바람에도

문득 흔들리는 나뭇가지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는 말은

무수한 별들을 한꺼번에 쏟아 내는

거대한 밤하늘이다 

 

어둠 속에서도 훤히 얼굴이 빛나고

절망 속에서도 키가 크는

한 마디의 말

 

얼마나 놀랍고도 황홀한 고백인가

 

 

 

사랑하는 것은

 

                      이 해인

 

사랑하는 것은

창을 여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 들어가

오래오래 홀로 우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부드럽고

슬픈 것입니다

 

그러나

"사랑합니다'

 

풀꽃처럼 작은 이 한 마디에

녹슬고 사나운 철문도 삐걱 열리고

길고 긴 장벽도 눈 녹듯 스러지고

온 대지에 따스한 봄이 옵니다

 

사랑하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강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