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글

서 정주- 국화 옆에서, 선운사 동구

opal* 2007. 11. 18. 22:16

 

 

 

선운사 동구(禪雲寺 洞口)

 

                                                  서 정주

 

禪雲寺  고랑으로
禪雲寺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안았고
막걸릿집 여자의 육자백이 가락에
작년것만 오히려 남았읍디다.
그것도 목이 쉬여 남았읍디다

 

 

국화 옆에서 

                                                   
서 정주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