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여행

신, 시, 모도 Drive

opal* 2008. 12. 26. 01:20

 

 

서울 아침 기온  -8℃ 3',  찬바람이 불어 체감온도는 더 떨어지나 날씨는 쾌청, 가시거리가 넓고 길다. 하늘색이 한층 푸르니 기분 상큼. 뜨거운 물과 coffee 준비하여 영종도로  달린다.집에서 가장 가까운 바다가 있는 곳, 길 넓고 Nonstop이라 아무 때고 정체 현상 없어 좋다.전에는 강화도를 옆집 드나들 듯 다녔으나 영종도에 하늘길 바닷길 트이고 나서 자주 찾는 곳. 공항 남쪽과 서쪽을 즐겨 찾다가 오늘은 북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삼목항에 와 본지도 어느새 4년이 후딱 지났다.

 

일렁이는 파도 위로 반짝이는 보석들을 뒤로하고 갈매기와 함께 떠난다. 삼목항에서 차 싣고 배로 10분 거리에 신도 선착장.

 

구봉산이 있으나 나중에 시간 봐가며 걷기로 하고  산 둘레 해안가 차도로 반 바퀴 돌면 다리로 연결된 조금 작은 섬 시도, 겉만 그럴듯한 드라마 촬영 셋트장은 즐겨찾지는 않으나, 때로는 주변 분위기를 보러 가기도 한다.시도 역시 반 바퀴 돌면 다리로 연결된 더 작은 모도, 모도 서쪽 해변에 조각공원이 있다. 깊은 맛 느끼기 힘든 에로틱한 조각물들이 특이하게도 해변 모래 위와 건물 주변에 널부러져 있다.썰물 시각이라 진흙 뻘이 배경, 해안가득 출렁이는 파도가 함께 했으면 더 좋았겠다.

 

조각 공원을 나와 굴 전문 식당.  제 철 만난 영양 굴밥을 주문했다.다른 곳에선 큰 굴 넣고 밥 지어 익은 굴밥을 양념장으로 비벼 먹는데 이곳은 생굴을 다른 양념들과 돌솥 밥위에 얹어준다. 현지에서 채취한 토종 굴이라 크기가 작다. 굴에 붙은 작은 껍질조각이 간혹 씹히기도 하지만 양식 굴보다 향이 짙다.

 

식사 후 밖으로 나오니 밀려갔던 썰물 밀물되어 밀려 온다.검은 흙빛 넓은 뻘이 파란 물빛으로 변하며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진다. 뻘 밭에 누웠던 배들이 일어나 춤을 춘다.

 

장봉도까지 들릴 생각 했었는데, 이곳에서 그대로 시간 보내며  바다와 배와 애기 나눈다.넓은 바다를 보면 마음이 넓어져 그럴까? 높은산 꼭대기에 섰을 때와 일맥상통함을 느낀다. 심한 바람으로 더 추운 바닷가, 애물단지 만지는 손가락이 마구마구 얼어오고 배터리들도 빨리 밥 달란다. 

 

강화도 마니산에서 볼 땐 영종도가 가물 가물 보이더니 날씨가 좋아 그런지 강화도가 손에 잡힐듯 가깝고 산이 웅장하게 보인다. 지인 정희는 며칠 전 왔다가 안개로 아무 곳도 못 보고, 마지막 출항시간 마저 늦어 불안에 떨었다던데, 이  추운 날씨에 얼마나 축복이며 행운인가... Oh, Happy day~~,  I am happy~~

 

장봉도는 해 길이가 조금 더 길어진 뒤 산행까지 계획하여 다시 들리기로하고 올 때의 반대쪽 시도, 신도 구석 구석 들려가며 반쪽을 마저돌아 선착장으로 되돌아오니,삼목항에서 온 사람들 내리는 배, 장봉도에서 삼목항으로 가는 배, 두 배가 함께 마중 와 있다.들어올 때도 삼목항에 도착하니 마치 날 기다렸다는 듯 타자 마자 출발 하더니, 나갈 때도 배가 와 기다리니 모르고 왔으면 배가 자주 드나드는 줄 알겠다.배 운항은 한 시간 간격으로 드나드는데 어찌그리 시간 맞춰 다니듯 잽싸게 타게 되는지 신기할 정도.다른 섬과 다르게 들어갈 때는 무료인양 그냥 타고, 나올 때 왕복 값을 지불한다.들어갔다 돈 떨어지면 꼼짝없이 섬에 갇혀 살게 될 판. 나올 때는 마지막 배(18:30)를 이용할 생각이었는데 산행하기엔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아 생략 했더니 조금 일찍 서둘러 떠나게 되었다.

 

삼목항에 도착하니 해가 아직 걸려 있어 서쪽으로 달렸다. 공항 북로는 다닐 때마다 아깝게 느끼는 점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가로수로 심겨진 콘크리트 속에 갇힌 해당화가 아깝고,  넓고 긴 도로에 비해 차가 너무 없는 Autobahn?이 아깝다.

 

낮 시간에 그렇게 좋던 햇살은 쌀쌀한 저녁기온으로 변하듯 해 주위에 구름이 모여든다.자주 다니던 을왕리 해수욕장 옆 해변까진 시간이 모자라 왕산 해수욕장에서 일몰 감상, 해넘이 보다는 밀려오는 파도 감상 이라고나 할까?아직 밀물 시간이라 생각보다 파도가 길게 밀려와 어쩌다 한 번씩 대책없이 짠물에 빠지며 바지가랑이가 젖기도 하지만 재미는 倍加 된다.

 

지난 번에 저녁 먹었던 집 찾아 가니 기억을 하는지 집에 잘 갔었느냐며 반긴다.굴전과 회덮밥 먹으며 반주로 소주 두 잔, 주량 다 채웠더니 '음주운전 단속 심하니 쉬었다 가라"고 극구 말리며 커피 타주던 통통하고 귀엽게 생긴 여주인.

 

오늘은 얼큰한 해물맛 즐긴 후 전조등 밝히고 넓은 길 Nonstop으로 달려 집 도착.밀린숙제 끝낸 듯 후련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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