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

꽃사슴 모임 날

opal* 2009. 3. 16. 10:19

 

 

 

황사 특보가 내려진 아침,

 

장소를 미리 정해 놓지 않고, 모임 날이 되어도 아무 연락이 없어 총무에게 전화하니

"어머나 나 좀 봐~"

모임 날을 깜빡 잊고 어디 가고 있는 중이니  다른 사람에게 전화하여 만나라 한다.

 

바쁘다는 핑계로 가끔 불참하는 ㅎㅅ씨에게 전화하니

"나 지금 울산에 와 있어, 어제 왔어 작은 아들네... " 역시나 다.

 

한 사람만 더 해보자, 모임 날이란 소리 안하고 

"ㅎ영이 엄마 오늘 뭐해요?" 하니

"예에 오늘 좀 바빠요"

"그럼 오늘 만날 수 없겠네?"

"그런가요? 어머나 나 깜빡했네에~"

.

어쩌구 저쩌구,

.

"ㅎ영이 엄마, 그러면 ㅈㅅ씨에겐 전화 해 볼 필요도 없겠지?

어디서 만나느냐는 연락이 없는 걸 보면 분명 잊고 있는 것 맞겠지?"

손자에 이어 손녀딸까지 봐주느라 늘 바쁜 사람이다.

 

요일이 바뀌어 그럴까, 연락 주기만 기다리는 걸까? 아님 나이를 먹어서? 

한 두 해도 아니요 삼십 년을 넘게 만나고 있으면서도    

 어떻게 하나같이 모두들 날자를 잊고 있는 건지...

모래 바람이 심하게 날아온다는데 집에나 있어야 겠다.

 

 

지난주 산행날은 먹은 것이 잘못되었는지 속에 이상이 있어 힘들기도 했지만

일주일에 두 번 하던 산행을 겨울 석달 동안 한 주에 한 번씩하니 근육이 기억을 못하는지

요즘 산행이 무척 힘들다.

 

일주일을 꼼짝않고 있다가 나가면 또 힘들 것 같아 걸음 연습을 해야겠는데 

황사 바람으로 날씨가 종일 뿌옇다.

핑계김에 건물안에서 움직일 생각으로 계단을 택해 오르내렸다.

집이 7층이라 평소에도 가급적이면 엘리베이트를 피해 계단을 이용한다. 

 

문을 나서서 우선 옥상으로 올라가 2층까지 걸어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 서기를 한 번, 

계단 갯수를 세며 오르다 보니 헷갈린다.

한 층사이에 16계단이 있으니 세는 것보다 차라리 계산하는게 빠르다.

1층에는 페쇄 회로 카메라가 있어 2층까지만 내려갔다가 다시 오르니 편도 한 번에 224계단이다.

 

두 번째 오르니 숨이 살살 가빠지고 땀이 촉촉하게 나오며 몸이 더워진다.

잡념 없애고, 지루하지 않게 계단 갯수를 세다보니 집중이 안되고 여전히 한 두개씩 틀린다.

세는 숫자가 늘어날 수록 발걸음 박자와 맞질 않는다.

 

세 번째 올라서며 틀리지 않고 제대로 정확하게 세었다. 

숨이 가빠지며 땀 흐르나 내려서는 동안 다시 식는다. 

 

네 번을 올라도 소식 없더니 다섯 번째 오르니 허벅지가 드디어 뻐근해지며 

등줄기에 땀이 흘러 내린다. 다시 내려 갔다가 7층까지 올라 섰으니 총 6회를 걸은 셈,

224계단 × 6회= 13444, 왕복이면 2688 번의 발걸음을 딛은 셈이다. 시간은 45분 정도 걸렸다.

 

이정도 걸었으면 내일은 힘이 좀 덜 들을라나?  거리도 먼 곳으로 간다는데...ㅎㅎㅎ ㅠㅠㅠ

나이 먹을 수록 체력이 감소되어 산행을 못하면 어쩌나 은근히 걱정이 되기도 한다.

하기야 지금 이나이에 산행하는 친구들이 주변에 없는 걸 보면 이정도로도 만족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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