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문화,여행)

창작 뮤지컬) 이 순신

opal* 2009. 5. 2.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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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의 날' 이라고 세 식구 김밥 싸들고 놀이공원 다녀온 어제 오후,

"어머니 내일 바쁘세요?" 며늘이 묻는다.

"왜? 무슨 일 있니?" 원우 좀 봐 달라는 줄 알았다.

 

"시간 되시면 뮤지컬 보러 가시자구요. 강윤이 엄마가 같이 가재요."

"원우는 어떻게 하고? 젊은사람들 끼리나 가지 뭘 나까지 데리고 가려구?"

"어머님 공연 보러 다니시는 것 좋아 하시잖아요, 원우는 아범이 봐주기로 했어요.

둘이서 영화 보러 간대요. 강윤이도 강윤이 아빠가 봐주신댔대요."

" 내일 현아 어멈 생일인데 스케줄 어떤지 모르겠네,  전화 해보고 결정 하자꾸나."

딸에게 전화하니 요즘 황금 연휴기간이라 어디 갈까 말까 생각 중 이라며 "재미있게 잘 보시고 오세요." 한다. 

*     *    *    *    * 

이른 점심식사 마친 후 가늘게 내리는 빗줄기 사이

두 개 의 우산 중 하나만 펴 며늘과 함께 쓰고 지하철 역사로 향한다.  발걸음도 가볍게 룰루 랄라~~

충무 아트홀에서 강윤이 엄마를 만났다.

"멋진 공연 보게 해줘서 고마워요. 우리 있다가 공연 끝나고 '신당동 떡볶기'나 '장충동 족발' 먹어요,

 내가 쏠테니 맛있고 유명한 집으로 안내만 해요."

 

1590년대 초, 海戰 中인 한 인간의 고뇌 속에 함께 빠져들며 헤메는데...

휴대폰이 진동으로 알린다, 

 

1부 공연 끝나고 15분 휴식시간, 딸에게 전화하니 집에 와 있단다. 

비가 와서 아무데도 못가고 친정으로 왔단다. 그럴 줄 알았으면 같이 보는 건데... 갑자기 딸이 안되 보인다. 

작년엔 생일여행으로 변산반도 다녀 왔는데, 아직 연휴기간 남았으니 날 개이면 어디고 또 다녀 오겠지...

 

2부 공연 끝나고 앵콜곡 '나를 태워라' 역쉬 민영기~~

주인공 역에 맞게 성량이 크고 우렁차며 노래도 연기도 모두 잘한다. 아낌없는 박수로 보답해 주었다.  

 

토요일 오후 3시공연, 충무 아트홀.

"끝나고 맛있는 것 먹자" 했는데... 딸이 기다린다는 소식에 이것도 저것도 못먹게 생겨 다음기회 만나기로 하고 집으로 직행 했다,

좋아했던 며늘도 힘들테니  대가족 이끌고 음식점으로 가 이것 저것 주문하여 저녁 식사. 가족들과 더불어 행복한 하루 감사 드린다. 

 

 

 

 

이순신장군이 거북선에 오르면서 부르는 노래 

 

 

충무 아트홀.

 

 

 

각색 연출 이 윤택.

이 윤택은 영웅 이 순신 보다는 인간 이순신의 모습에 촛점을 맞췄다.

 

줄거리

너희를 연민케하는 세상과 싸워라!
뮤지컬 "이순신"은 조선 통신사 황윤길과 김성일이 대마도주 종의지의 안내를 받아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만난 후, 귀국하여 서로 다른 관점들을 제시하면서 시작된다.

 전쟁이 발발하자 종의지는 장인인 고니시 유키나카의 1군단 선봉장으로 참전하여

부산을 거쳐 서울 평양까지 진격하고 선조는 의주로 피신한다.

전쟁 발발 1년 전에 전라죄수사로 임명된 이순신은 첫 전투인 옥포해전에서 승리를 거두로

사천 해전에서 조선인 포로를 구출해 내고 포로로 잡힌 왜인도 인도적 차원에서 데리고 온다.

그러나 승리의 전리품에 눈먼 원균은 왜인 포로 목까지 베고, 선조는 이순신의 승리에 인색한 보상을 내린다.

계속되는 전투와 부상에 시달리는 이순신은 자주 악몽을 꾸고, 두고 온 가족 걱정을 한다.

그러면서 현지 민중들의 건강한 낙천성과 풍부한 바다의 은총에 위안을 받는다.

한편 한산대첩에서 결정적인 승리를 거둔 이순신은, 학살 당한 섬주민들을 대하면서 스스로 전쟁광이 되어

미쳐 가는 자신을 발견한다. 의미없는 전투를 치르고 있는 종의지도 악몽에 시달리고,

고국을 버리고 명으로 도주하려는 선조는 거의 광적인 병적 증세를 드러낸다. 모두 미쳐가는 것이다

 

 

 

 

 

 

 

 


         왜적 패잔병에게 살육당한 억대(이애린)를 안고 오열하는 이순신 역의 민영기.(연희단 거리패)

 

 

대한민국에서 이 순신 모르는 사람 있을까?

무대 위 이순신의 모습은, 전형적인 영웅의 면모와는 거리가 멀다,  강인함 대신 따뜻함이 있는 사람이다.

그는 큰 꿈을 품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가족의 가치를 최우선순위에 두고 있기도 하다. 

 

극 초반에는, 가족을 위해 꿈을 잠시 접으려고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막이 오르며 나타나는 이 순신의 식솔들은 모두 24명인지 26명인지 세어보다 잊었다.

예전에 고을의 원員이 부임할 때 제한된 인원수 이상으로 가족을 거느리면 남솔濫率이라 하여 제지를 받는다.

어머니는 가족들을 두고 떠나라 하나 이 순신은 차라리 부임을 거부한다.

<이 순신>이 전하는 메세지는 '평화'다.

 

전장에서 노래하는 이 순신의 가족애와 괴로움, '국가도 전쟁도 없던 시절/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구나,'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나라를 위해서라면 칼을 뽑아들고 배를 움직이라고 명령해야할 장군이...

경상도에 침입한 왜적의 무리에 부하가 '경상도로 떠나자' 하니 '두려운건 패배'라며

연로한 어머니보다 먼저 죽고 싶지 않고, 아비없는 아이들 남겨두기 싫다며 가족 걱정부터 한다

전투에 패배할까 두려워하고, 전쟁의 상처와 가족들에 대한 걱정으로 인해 악몽에 시달리는 이순신의 캐릭터.

 나약하지만, 무척이나 인간적이, 왜적들에게 처참하게 당한 민간인들의 모습을 보며 전쟁에 미쳐가는

스스로를 노래하는 장면은, 어쩌면 이순신이란 인물에 대한 가장 현실적인 묘사일지도 모른다. 

승리를 간절히 원하는 그는 또한, 그 무엇보다도 백성들이 평화롭게 배불리 먹고 살기를 바라고, 

갑옷을 벗고 친히 사람들과 함께 전어떼를 잡는 이순신의 모습은 드라마틱 하다. 

전어떼를 잡으라 말하며 남녀노소, 백정, 상민, 양반 신분을 고려치 않고 모두 함께 잡자고 노래하며

모두 어울려 전어떼를 잡는 모습은 평화를 상징적으로 표혀나고 있다.

황금빛 빛나는 순간은 살고자하는 순간, 희망의 시간이다.  살기위해 싸우고,

가족에게 돌아가기위해 이기고, 영웅이 되기 보다는 평화를 꿈꾸는 인간적인 충무공 이 순신의 모습이다.

 

민 영기(이 순신역) 배우가 부르는 '나를 태워라'는 단연 압권이다, 그러나 다른 배우들의 가창력은 조금 미흡하다.

"저 배, 저 붉은 돛/ 저 붉은 용 머리 불 뿜는 아가리/ 아, 황홀하구나/ 나를 태워라 나를 태워라" 폭발적인 가창력이 귓가에 맴돈다.

 

 

 

 

나를 태워라

 

먼 옛날 아주 먼 옛날  남쪽 해안에 거북이가 살고 있었네
바다로 떠난 거북이는 다시 돌아와 새생명을 낳지
그래서 거북이가 되고 싶어 바다로 떠났다네

 그래서 항해가 시작되었고,거북족도 바닷물길을 일찍 열었지
그들의 꿈이 얼마만큼 넓은지 상상할 수 없다네그래서 그들의 배는 신화가 되었지

저 배 저 붉은 돛저 붉은 용머리 불 뿜는 아가리
아~ 황홀 하구나~ 황홀 하구나~~~ 아~~ 나를 태워라~~ 나를 태워라~~ 나를 태워라~
태워라~~
*   *   *

러시아 전통악기 '발라라이카', 영화 '닥터 지바고'에 나오기도 하는 악기인데

충무 아트홀 가는 길에 지하철 안에서 볼 수 있었다. 연주곡을 못들어 아쉽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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