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글

황 금찬 - 어머니, 정 채봉 -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opal* 2009. 5. 8. 02:51

 

 

어머니

 

                                                       황 금찬

 

사랑하는 아들아
내가 네게 일러 주는 말을
잊지 말고 자라나거라.

네 음성은
언제나 물소리를 닮아라.
허공을 나는 새에게
돌을 던지지 말아라.

칼이나 창을 가까이 하지 말고
욕심도 멀리 하라.

꽃이나 풀은
서로 미워하지 않고
한 자리에 열리는
예지의 포도나무

강물은 멎지 않고 흐르면서
따라 오라
따라 오라고 한다.

하늘을 바라보며
강물같이 흘러
바다처럼 살아라.

포도송이에
별이 숨듯…
바닷속에 떠 있는
섬같이 살아라 하셨다.
어머님이-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정 채봉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 시간도 안된다면
단 5분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 번만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 내 불러보고
숨겨놓은 세상사 중
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