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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러나라에서 신종 인플루엔자 환자가 늘어나고, 오늘은 이웃나라 일본에서
하루 사이에 21명의 환자가 생기며 무서운 속도로 번지고 있다는 소식이 매스컴을 통해 들린다.
며칠 전엔 우리나라에 12개월된 영아가 수족구 병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들리더니
가까이 지내던 강윤이가 수족구 병으로 유치원엘 못나온다고 했었다.
어제 외손녀를 포함한 딸네 식구가 와 있는 시간에 원우 입에서 발진 발견,
원우는 작년에 한차례 앓고 일어나 괜찮을 줄 알았더니 또 감염이 되었나 보다.
외손녀들은 저녁에 집으로 갔는데 괜찮을런지.. 잠복기가 일주일 정도라는데...
주로 손과 발과 입안에 발진이 생겨 手足口 병이라 한다.
에미도 힘들고 피곤하여 교회를 하루 안나가고 쉰다며 집에 있고,
원우는 혀에 혓바늘처럼 빨긋빨긋 발진이 솟아 밥을 잘 못먹고 힘들어 하기에
집안에서 하루종일 있으면 밥도 안먹고 어리광만 늘은 것 같아 산으로 데리고 갔다.
할미와 몇 번 산행한 경험이 있어 힘들어 하면서도 잘도 올라간다.
집에서는 안먹겠다고 버티더니 오르막에 힘드니 배가 고프단다.
운동 시설이 있는 평상에 앉아 빵과 우유 먹고 잠시 휴식 후 다시 출발.
정상엔 군사 시설이 있어 갈 수 없다. 약사사를 거쳐 헬기장에 올라 한강과 다리들 조망.
다시 산중턱으로 접어들어 둘이 손 꼭잡고 오솔길 오르내리며 정상 부근 바위 전망대 도착.
바위에 앉아 전망 감상. 강화가는 길과 들판, 김포공항 비행장에 앉아있는 비행기들...
그제 어제 비가 내린데다 벌판을 거쳐 불어오는 바람이 차 추위를 느낀다.
갔던길 되돌아 오는 것이 아니라 산중턱으로 난 오솔길 산 둘레 원을 그리며 한 바퀴 도는 산행,
내리막 내려서니 다리가 아프단다. 이런 얘기 저런 얘기 쉴 새 없이 나누며 걷다보니 다시 오르막,
괜히왔나 보다며 빨리 집으로 가잔다. 간간히 쉬어 가며 물도 마시고 속도를 늦춘다.
시계 들여다 보니 집 출발한지 두 시간이 지났다. 아이 한테는 이정도면 적당하겠다 생각 중인데
"할머니 다리가 아파 못가겠어요."
"그래? 그러면 할머니가 조금만 안고 갈까?"
"할머니 힘드시잖아요."
"그래도 우리 원우 다리 아픈 것 보다 덜 아프겠지,
할머니는 산에 다닐 때 이것 보다 더 아파도 참고 다니고 있단다." 하며 오랫만에 안아보니 제법 무겁다.
몇 발작 걸으니 옆으로 지나가는 산객들이 한 마디씩 하니 안되었는지 내려서 걷겠단다.
조금 가다 오르막에 또 다리가 아프다기에 조금 더 안고 오르니 내려 달란다.
넓은 길을 만나고 다시 빵 먹던 쉼터에 오니 다리 아프단 말이 없다.
공원으로 내려오니 산책나온 사람들이 많다. 아이들을 보니 신이 나는지 조금만 놀다 가겠단다.
운동기구 이것 저것 만지며 돌리고 올라서서 움직이고, 아이들 노는 곳에서 구경하고 뛰기도 하고...
"원우야 우리 뭐 먹을까? 원우는 뭐가 먹고 싶지?" 저녁 먹기엔 아직 이른 시간,
다른 때 같으면 저녁밥 안먹을까봐 절대로 안 사먹였는데 오늘은 입이 아파 못먹는다고
엄살과 응석 부리며 안먹겠다고 할까봐 일부러 밖에서 먹이려 하는 것이다.
매운음식은 먹일 수 없고 이것 저것 음식 이름대니 "돈까스 집에가서 스파게티 먹어요." 한다.
한 그릇 시켜 둘이 나누어 먹는데도 다 못먹고 남긴다.
원우와 같이한 네 시간이 빠르게 지났다.
집으로 오니 원우와 할미 없는 세 식구 각자 편한 자세로 휴식 취하고 있다.
다닐 땐 모르겠더니 집에와 쉬고 보니 원우보다 내가 더 힘들다.
정상에 올라 힘들다며 잠시 쉬는 원우.
원우가 찍어준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