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내일은 어버이 날

opal* 2009. 5. 7. 17:14

'

 

 

 

내일은 어버이 날.

 

모친 찾아 뵙는 일이야 다른 날도 다녀오곤 했지만 

내일이 어버이 날이라 자식들이 오겠다는 연락이 있어 나도 울 엄마 미리 찾아 뵈었다.

 

엄마 계신 집 안에 들어서니 마루에 나와 계시다.

"엄마 누구야?" 막내가 물으니

"큰 딸." 하고 대답 하신다.

"이번엔 어떻게 빨리 알아보시네, 주무시지 않았나 보군?"

 

이것 저것 골고루 한 입 크기로 잘라 입에 넣어 드리는 동생,

오물 오물 씹어 드시는 모양을 보고 막내는 엄마가 귀여워 죽겠다며 두 손으로

얼굴을 쓰다듬고, 엉덩이를 토닥토닥 두들겨 드린다.  될수 있으면 스킨쉽을 많이 해드린다.

 

오줌을 싸서 옷을 적셔도 토닥 토닥, 뭐 한 가지 먹기만 해도 토닥 토닥,

'어쩜 저렇게 잘 해드릴 수가 있을까?' 언제라도 옆에서 보면 늘 애완용 다루듯 하며 돌봐 드린다.

도무지 귀여운 곳이라고는 없는 몰골만 남은 백발노인을 어떻게 저렇게 가식없이 예뻐 할 수가 있을까...

 

세월 갈 수록 애처롭고 측은하고 불쌍하여 곰살맞게 잘 해드리고 싶지만 타고난 성격 탓인지,

 동생이 너무 잘해드려 그런지 난 잘 안된다. 

돌아가신 후 엄마와 자신에게 후회 없도록 잘 해드린다며 지극 정성껏 잘 해드리는 동생이 부럽기만 하다.

막내하고는 뽀뽀도 잘 하고 스킨쉽도 잘 하시는 엄마,

그런 엄마도 큰 딸은 마음으로는 제일 의지하시면서도 어려워하시고 덥석 잡지도, 장난도 안하신다.

 

식사 마치시고 마루로 나가시니 쓰러져 다치시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면서도 

운동삼아 다니시게 그냥 쳐다보기만 한다.

걸음 한 발짝 떼어놓으시는데 3분 씩은 걸리는 것 같다. 현관까지 갔다 되돌아 방으로 오신 후

막내더러 어디 갔다 왔느냐 하신다. 당신이 나갔다 오신 건 모르시고 잠시 안보인 딸한테 물으신다.

웃음도 나오고 마음 아프기도 하고... 늘 같이 생활 하는 막내더러

때로는 엄마라고 부르기도 하시고, 있지도 않는 동생은 어디 갔느냐하고 묻기도 하신다.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화 매너  (0) 2009.05.15
종양학과 진료, 봄비- 조 병화  (0) 2009.05.11
문자  (0) 2009.05.07
운전 면허증 갱신  (0) 2009.05.04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기차여행~^^  (0) 2009.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