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종양학과 진료, 봄비- 조 병화

opal* 2009. 5. 11.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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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내일은 전국적으로 다 온단다, 산행 있는 날인데.

 

1년 만에 병원을 찾았다.

작년 여름 의사 선생님이  "1년 뒤에 오세요."  라고 말 해 줄 땐 얼마나 감사하고 기뻤는지...

 

1년 만에 다시 C-T, 대장 내시경 등을 해보자고 하신다.

힘들겠지만 따로 촬영하기 번거로워 하루에 다 찍기로 예약 날자 잡고나니 걱정시작~.

 

'장 내시경 하기위해 4 리터의 약물을 한꺼번에 다 마셔야 한다, 역겨워서 어떻게 다 마시지?

그것도 오후 시간에 예약이 잡혔으니 새벽부터 하루 종일 굶어야 하고. 채혈도 해야하고'  걱정거리 생겼다. 한 달간.

 

 병원엘 다녀오는 날은 어딘가 더 달리고 싶을 때가 있다.

오늘 하루 만이 아니고, 아주 가끔 그럴 때가 더러 있다.

 

 

비가 내리는 날은 공원을 걷고 싶다.

촉촉하게 내리는 빗줄기 사이로 무작정 걷고 싶다.

운무라도 끼인 날은 더 더욱 걷고 싶다.

 

 

 

 

봄비

 

                               조 병화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아
온종일 책상에 앉아, 창 밖으로 멀리
비 내리는 바다만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노라면
문득, 거기 떠오르는 당신 생각
희미해져 가는 얼굴
그래, 그동안 안녕하셨나요

실로 먼 옛날 같기만 합니다
전설의 시대 같은
까마득한 먼 시간들
멀리 사라져 가기만 하는 시간들
돌아올 수 없는 시간들
그 속에, 당신과 나, 두 점
날이 갈수록 작아져만 갑니다

이런 아픔, 저런 아픔
아픔속에서도 거듭 아픔
만났다가 헤어진다는 거
이 세상에 왜, 왔는지?
큰 벌을 받고 있는 거지요

꿈이 있어도 꿈대로 살 수 없는
엇갈리는 이 이승
작은 행복이 있어도 오래 간직할 수 없는
무상한 이 이승의 세계
둥우리를 틀 수 없는 자리
실로 어디로 가는 건가

오늘따라 멍하니 창 밖으로
비 내리는 바다를
온종일 내려다보고 있노라면
왈칵, 다가서는 당신의 얼굴

사랑한다는 말 한 마디가
그렇게도 어려웠던가

 

 

 

 

 

 

 

 

 

 

 

이름은 잊었지만 씽글맘에다 교수, 사진가, 시인... 일인 5역을 맡은 여인이 삶을 애기한다.  

"자연이 詩요, 어린이가 詩요, 피사체가 詩"라는 주인공의 얘기를 전달하는 라디오,

전원을 차마 차단 할 수 없어 집을 지나쳐 공원까지 달렸다.

 

진지하게 고백하는 한 여인의 삶의 얘기가 밟고 있는 페달을 멈출 수 없게 만든다.  

흘러 나오는 음악, 사회자의 멘트, 주인공의 이야기에 

야박하게 문을 박차고 내릴 수 없어 조금만 더 조금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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