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설 땐 조금씩 내리던 비가 양재동 지하역 올라서니 양동이로 퍼붓듯 쏟아진다.
5분 거리 음식점 五ㅁ家 도착하니 무릎 아래는 모두 젖어 신발까지 질꺽 거린다.
타월 몇 장 달라하여 젖은 옷 감싸고 에어컨 바람에 말리니 춥다.
5월에 작은 아들 결혼 시킨, ㅊ科 의사 며느리 얻었다며 지난 달에 점심식사 한 턱 낸 동창생,
이 달에 벌써 말이 나온다. 결혼 전에 혼수 문제로 얘기 하더니 결국은 일을낸 모양이다.
"색시 집에서 혼수비용을 보냈기에 당연한 일이라 잠자코 있다 반은 돌려줘야겠다 생각 중인데
<혼수비용을 보냈는데 왜 전화도 안하느냐>며
새색시 친정 아버지가 안사돈한테 전화를 걸었다 " 는 말을 하며 "별 일을 다 본다." 했었다.
결혼 시키고 나서 아들 집에 가보니 원앙금침은 커녕 새로 해온 이부자리 하나 없이
며늘이 결혼 전에 사용하던 얇은 이불 하나 뿐이더란다, 이럴 수가 있나 싶어 며느리에게 혼수 안 보낸
친정부모까지 들먹거리게 되니 며느리는 며느리 대로 시어머니한테 사과 받겠다며 전화로 따지더란다.
아들집에선 집도 사주고, 하느라 한 모양인데 친정 부모가 아무것도 안해 보내 꽤 서운했던 모양이다.
남의 집 사정이야 알 수 없으니 한쪽 말만 듣고 맞장구 칠 수 없어 무슨 사정이 있겠지 하며 듣기만 했다.
내 보기에는 이렇게 살던 저렇게 살던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풍속이나 저들의 문화에 따라
저들의 사고방식과 가치관대로 잘만 살아주면 고마울 일을 왜 아들 며느리 사이에 끼어 신경을 쓰는지...
아들 며느리 부부 직업이 두 사람 모두 의사 정도면 살림살이야 나중에라도 장만하면 되는 것이고,
양가의 형편이 어렵지도 않으니 도와 줄 수도 있는 것을 왜 신혼초부터 어른이 문제 삼는지 나로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십 여년 전 큰 며느리 얻을 때도 주도권을 먼저 잡아야 한다던 동창인데 버릇은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 맑다'고 어른이 먼저 잘 하면 아이들은 스스로 잘 하게 되어 있는 것을...
그래서 어른 노릇하기가 힘들고 어렵다고 하지 않는가?
'그럴 수 있나'를 '그럴 수도 있지'로 생각을 바꾸면 마음이 편해질텐데 그게 어려운 모양이다.
화제도 바꿀 겸, 신나게 떠들던 목소리들 줄어들 무렵,
"애들아 하고 싶은 얘기 이젠 다 했니?" 하고 물으니 잠시 무슨 일인가 하고 잠잠해 진다.
"얘들아 나 축하 해줘."
"무슨 일인데?"
"나 암으로 다니던 병원 이젠 졸업 했어."
"와~ 그래? 얼마나 되었지? 잠 잘되었다. 축하해~!!!"
"9년 되었어, 폐암 수술은 7년이고. 이젠 병원에서 안 와도 된데."
" 참 잘 되었다, 수고 했다, 축하해, 고생 많았다, .... "
모두들 한 마디와 더불어 환호하며 박수 쳐 주니 잠심 감동의 물결...
"애들아 고마워"
어제 점심 먹은 집 반찬 많다 했더니 여긴 한 술 더 떠 반찬 가짓수가 30 가지나 된다. 물론 값은 배.
맛난 음식 잘 먹고 수다 실컷 떨고 나오니 비는 여전히 폭우 상태.
아무 곳이고 다니기 불편하여 집으로 직행. 집에 오니 여기 저기 물난리 소식 들린다.
↑ 9일 서울ㆍ경기북부 지방에 200㎜ 가까이 내린 폭우로 인해 동부간선도로 일부가 물에 잠기면서 양방향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
장마전선이 북상하여 서울 경기 강원 지역에 시간당 10~40mm의 강한 비, 수도권 지역 강수량이 150~200mm.
서울은 150mm이상, 낮 시간 보내던 강남엔 주택 6채가 침수, 동부간선도로 전 구간 통제. 청계천변도 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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