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단풍

불갑산 꽃무릇, 상사화 - 구 재기, 이 해인

opal* 2009. 9. 15. 00:18

 

불갑산 산행 후 하산 길에 만난 꽃무릇

 

 

꽃이 피기 전에 푸른잎이 무성하더니(叢生靑葉 花前生)

인연도 아닌 그리움 이던가, 갑자기 시들어 버리는 구나(不緣相思 忽萎傾)

학처럼 목을 빼고 그리운 정이 간절하지만(莖逐慕情 如鶴首)

겨우 삼일 만에 꽃이 지고마니 슬픔만 더 하는구나(落花三日 自悲貞)

 

 

 

 

 

상사화

 

                                           이 해인

아직 한 번도
당신을
직접 뵙진 못했군요

기다림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를
기다려보지 못한 이들은
잘 모릅니다

좋아하면서도
만나지 못하고
서로 어긋나는 안타까움을
어긋나보지 않은 이들은
잘 모릅니다

날마다 그리움으로 길어진 꽃술
내 분홍빛 애틋한 사랑은 언제까지 홀로여야 할까요?

오랜 세월
침묵 속에서
나는 당신께 말하는 법을 배웠고
어둠 속에서
위로 없이도 신뢰하는 법을
익혀왔습니다

죽어서라도 꼭
당신을 만나야지요
사랑은 죽음보다 강함을
오늘은 어제보다
더욱 믿으니까요

 

 

 

 

 

 

 

 

 

 

 

 

 

 

 

상사화

 

                                                             구  재기

 

내 너를 사랑하는 것은
너와는 전혀 무관한 일이다.

지나는 바람과 마주하여
나뭇잎 하나 흔들리고

네 보이지 않는 모습에
내 가슴 온통 흔들리어

너 또한 흔들리리라는 착각에
오늘도 나는 너를 생각할 뿐

정말로 내가 널 사랑하는 것은
내 가슴 속의 날 지우는 것이다

 

 

 

 

 

 

 

 

 

 

 

 

 

 

 

 

 

 

 

 

 

 

 

 

 

 

 

 

 

 

 

 

상사화나 꽃무릇이나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하는 경우나, 줄기도 비슷하지만

상사화는 연분홍이나 노랑꽃으로 6~8월에 개화, 꽃무릇은 붉은색 꽃이 9월 중순 전후로 피는 점이 다르다.

  상사화는 백양꽃, 석산, 상사화, 진노랑상사화, 개상사화, 흰상사화 등이 있고, 속명은 녹총, 상사화, 개난초, 이별초 등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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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화의 전설>

아주 오랜 옛날 산사 깊숙한 토굴에 도를 닦는 젊은 스님이 있었다.

스님은 소나기가 내리는 어느 날 불공을 드리러 왔다가 나무 밑에서 비를 피하는 한 여인을 보고 한눈에 반하여 짝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이룰 수 없는 사랑에 가슴앓이를 하던 스님은 석달 열흘 만에 상사병으로 피를 토하고 죽는다.

그리고 스님이 죽은 그 자리에 돋아난 풀이 말라 죽은 뒤에 꽃대가 나와서 꽃이 피었으므로

풀잎은 꽃을 보지 못하고 꽃은 풀잎을 보지 못하였다. 그 꽃을 사람들이 상사화라고 부르게 되었다.

 

   또 중국 춘추전국 시대 송나라 한빙의 아내 하씨는 절세미인이었다.

미모에 반한 왕은 하씨를 후궁으로 삼았다. 사랑하는 아내를 빼앗긴 한빙은 왕의 횡포를 비방하게 되었고,

심기가 불편해진 왕은 한빙을 국경 지방으로 추방하였다. 한빙은 분함을 견디다 못해 자결하니

그 소식을 들은 하씨도 소맷자락에 유서를 남기고 성곽에서 몸을 던져 자살하였다.

   ‘임금께서는 살아가는 일을 다행으로 여기겠지만, 저는 죽는 일을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부디 저의 시체를 남편과 함께 묻어 주십시오.’

   하씨의 유언에 왕은 분노하게 되었고, 왕명에 의하여 부부는 따로 매장되었다.

그러나 두 무덤의 나무 뿌리는 상대방 무덤을 향해 뻗어 연리지를 만들었다.

그리고 어느 날 두 나무 위에 한 쌍의 원앙새가 날아와 서로 목을 비비며 너무도 구슬프게 울었다.

그래서 송나라 사람들은 두 그루의 나무를 상사수(相思樹)라고 하고,

그 나무 밑에 아름다운 꽃이 피었는데 그 꽃을 <상사화(相思花)>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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