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 寫眞

소백산(小白山) 도솔봉(兜率峰:1,314.2m), 묘적봉(妙積峰:1,150m) 산행

opal* 2010. 1. 26. 12:44

 

 

 

 

햇살좋은 한낮에도 영하권인 날씨, 오랫만에 백두대간 길 죽령에 서니 감회가 새롭다.

산행입문 전 시절, 새로 뚫린 중앙 고속도로 죽령 터널이 단조로워 일부러 죽령을 넘어 다니던 때도 있었다.

 

 

매서운 칼바람이 막힌 곳엔 햇살이 따뜻하나 능선에선 뺨을 갈기며 지나간다.

 

지난 3주 산행은 눈 속에 묻혀 다니느라 힘들었는데도 쌓인 눈이 싫지 않은걸 보면 힘들다는 것도 거짓말?

그나저나 너무 춥다, 서기 158년 죽죽이라는 사람이 죽령을 개척하고 죽었다더니 산죽은 한참 올라서서 만났다. 

 

나무가지 사이로 멀리 정상이 보이나 앞의 봉우리들을 지나 올라갈 생각을 하니 까마득하다. 

다리는 누가 뒤에 잡아 다니기라도 하듯 선뜻 선뜻 내 딛어지지 않는다.

 

정상 도착 전 전망좋은 봉우리에서 보이는 죽령 건너 소백산, 백두대간 길이 아스라히 보인다.

산행하며 가끔씩 대간길을 다시 걷게 되면 한 발 한 발 딛던 추억에 마음 흐믓하고 애잔해 진다.  

 

이번 겨울 경상도 지역엔 눈이 별로 안 온다 하더니 이 산에도 눈이 많이 오지 않았나 보다. 

도솔봉 정상이 가까이 보이니 얼었던 발도 녹고 손도 덜 시렵다.

워낙 추위를 많이 타는지라 신발 안에 핫팩을 넣었는데도 발이 시렵다.ㅎㅎㅎ   장갑도 세 개씩이나.ㅋㅋㅋ

 

도솔봉이 잘 보이는 바위 전망대. 앞에 간 일행들은 벌써 정상에서 꼬물꼬물, 빨리 오라 부른다. 

 

전망좋은 바위에서 정상을 향해 내려딛는 곳에 가파른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경사각이 아주 급하게 만들어진 계단을 내려가며 옆에서 누가 한 마디 한다.

"아무래도 돈 좀 떼어 먹었나 본데? 어떻게 다나라고 이렇게 만든거야? 발을 제대로 딛을 수가 없잖아."

 

묘적령에서 사동리로 하산 할 골짜기가 우측으로 조망된다.

 

도솔봉 정상에서 걸어온 길을 되돌아 본 모습, 

소백산 칼바람이 이쪽으로 날아와  체감온도를 많이 떨어트린다. 마스크를 착용 했어도 얼굴이 얼어 온다.  

 

도솔봉 정상.

 

카메라 배터리는 밥 달라 조르고,  세찬 바람에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들다, 찍는 사람이나 찍히는 사람이나 모두 바람에 뒤뚱 뒤뚱. 

 

마스크 위로 새는 입김에 안경엔 김이 서리고, 모자 사이로 빠져나온 머리카락엔 서리가 앉는다.

 

도솔봉 정상 분위기.

 

뭐니 뭐니 해도 도솔봉의 백미는 한 눈에 조망되는 소백산의 모습이다. 한 컷에 다 담기질 않아 두 장을 이었다.

 

도솔봉 정상에서 지나온 능선 되돌아 본 모습.

 

하산 할 골짜기도 눈에 담고.

 

 

내 걸었던 추억어린 대간길을 다시 한 번, 그때도 아마 눈이 쌓였었지?

 

눈밭에서 끓여먹은 떡라면 맛은 Very Good~, 따뜻한 국물 한 컵씩 나눠 먹고 하산 길 재촉.

 

묘적봉에서 한 컷.

 

오늘의 등산 코스인 맨 아래 빨간 점선의 코스와 죽령을 지나 북쪽으로 이어지는 소백산 등산로,

연화봉, 비로봉, 국망봉, 늦은맥이재, 마당치, 고치령... 여러 번에 걸쳐 걸은 코스가 있는가 하면, 첫 산행에 길을 잘못 들어 고생한 곳도 있다.  비로봉과 국망봉 사이에서 만나는 한 겨울 칼바람은 너무나 유명한 이름난 바람. 

 

묘적봉에서 내려딛은 묘적령. 백두대간 저수령까지 가기엔 거리가 멀어 사동리로 발을 내려 딛는다.

 

 

묘적령에서 사동리까지의 지루한 하산길.

 

 

 

칼바람을 고스란히 다 맞아주며 걸은 산행 소요시간은 예상보다 더 걸린 6시간 반